"3초 만에 38발 쐈다"…美경찰, 조현병 환자 과잉진압 논란

입력 2022-10-05 10:19:45 수정 2022-10-05 18:00:10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중인 제임스 화이트 디트로이트 경찰서장. 디트로이트 뉴스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중인 제임스 화이트 디트로이트 경찰서장. 디트로이트 뉴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20대 정신질환자가 경찰이 쏜 총알 약 30발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과잉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일 오전 5시쯤 디트로이트 서부의 한 아파트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칼을 들고 있다"는 여성의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조현병 환자 포터 벅스(22)는 당시 20cm 길이의 흉기를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진압에 나선 경찰 5명은 벅스를 향해 총을 38발 쐈다. 벅스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그의 몸에선 12개 이상의 총상이 발견됐다고 한다.

총격으로 인근에 주차돼 있던 버스도 창문이 깨지는 등 파손됐다.

버스 주인이자 이웃인 에이런 몽고메리는 "총성이 마을 여기저기 울려 퍼져 범죄집단 간 총격전이 벌어진 줄 알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경찰은 정신질환자를 다루는 문제와 관련해 더 많은 훈련을 받아야 할 뿐아니라 주민 보호에도 신경써야 한다"면서 "총성이 온 동네에 울리고 내 비즈니스 수단인 버스는 총탄에 훼손돼 당분간 돈벌이를 할 수가 없게 됐다"고 했다.

유족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벅스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벅스가 흉기를 들고 있었으나 가족을 공격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유족 측 변호인은 벅스가 가족들을 공격하지는 않았다면서 "벅스의 부모는 흉기를 들고 있는 아들을 보호하고 위험을 막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경찰은 왜 그에게 30발 넘게 총을 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제임스 화이트 디트로이트 경찰청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진압 논란을 해명했다. 화이트 청장은 "벅스가 '흉기를 버리라'는 경찰 명령에 따르지 않았고, 일종의 저항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처음엔 테이저건을 사용했으나 테이저건에 맞은 벅스가 경찰관들에게 덤비려 해 총을 발사했다효과가 없어 실탄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디트로이트 경찰은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 5명에게 행정 휴가 처분을 내렸으며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