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가정 교사가 가르쳐주는 '생활력' 기르는 방법, '팬티 바르게 개는 법'
11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요리가 삶에서 갖는 묘미, '소년이여, 요리하라!'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찾을 수 있지만 '삶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그중 하나일 것입니다. 자립 생활력은 자신의 몸과 마음으로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오늘은 청소년들에게 일상 생활에서 꼭 필요한 기술을 잘 갖춰야 함을 알려주는 두 권의 책을 준비했습니다. 누구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삶을 가꾸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기술가정 교사가 들려주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법
일본의 고등학교 기술가정과 남자 교사인 미나미노 다다하루의 '팬티 바르게 개는 법'(미나미노 다다하루 지음)은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진짜 삶을 사는 힘'을 기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 해소와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생활의 자립으로부터 시작해 경제적 자립, 정신적 자립 등이 그 힘이라고 말해 줍니다.
저자는 영어과 교사로 재직할 때 매사 의욕이 없고 짜증과 불편함을 호소하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만나 기술가정 과목을 통해 자립의 힘을 길러 주고자 마음 먹습니다. 학교 생활을 귀찮아하고 대충하면 된다는 학생들의 마음가짐이 문제가 아니고, 그들의 생활 방식이 문제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저자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영어과 교사에서 기술가정과 교사로 전공을 바꾸기까지 합니다.
책은 기술가정 과목을 통해 학생들이 생활을 바꿀 수 있도록 어떻게 도움을 줬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4대 자립의 힘, 즉 '생활력'을 키우자는 목표 아래 실행된 수업의 장면들은 '일한다는 것'의 의미로부터 시작돼 아르바이트 이야기, 즉 단순히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니라 그러한 행위인 '노동'이 갖는 사회적 의미와 영향까지 두루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과 가족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 청소년들이 자신과 가족의 문제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가족에게 식사 대접하기' 숙제를 발표하는 학생이 가족들의 현실적인 반응에 겸연쩍어 하면서도 가족에 대한 진한 애착을 느끼는 장면, 지금까지는 이성친구만 관심 대상이었을 뿐인데 한 걸음 더 나아가 결혼 상대를 미리 생각해 보게 하는 수업에서 펼쳐진 진지하고 열띤 청소년들의 반응 등 배려심과 사회성을 갖추게 하는 주제로 이뤄지는 수업들도 정말 흥미롭습니다.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한 비밀은 부엌에 숨어 있다
'소년이여, 요리하라!'(금정연, 김남훈 외 3명 지음)는 청소년 독자보다 먼저 어른이 된 소설가, 만화가, 격투기 해설가, 영화감독, 펑크 음악가, 사회학자, 의사 등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가는 11명의 작가들이 요리를 통해 들려주는 '어른의 자립' 이야기입니다.
음식을 만드는 일, '요리'는 일상을 가꾸는 일 중에서도 많은 연습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일입니다. 누군가에겐 즐거운 일일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귀찮거나 아주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급 재료나 화려한 기술이 없어도 스스로 만든 한 그릇의 음식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과정과 결과를 내 눈과 코로 확인하고, 입과 몸으로 느끼는 동안,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요리가 탄생하거나 때로는 누가 볼까 무서운 괴상한 음식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좌충우돌 과정에서 아이들은 썩어 가기 직전의 재료를 구해 내는 절약 정신,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혹은 편리하게, 또 멋지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창의력를 발휘합니다. 그리고, 이번 요리는 망해 가고 있다는 걸 진즉 깨달았지만 포기하지 않는 패기, 되돌릴 수 없는 부분은 과감히 버리는 결단력, 맛있는 거 한번 먹어 보겠다고 끝까지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지구력, 직접 무언가를 해냈다는 자부심과 성취감, 살림살이를 잔뜩 벌여 놓은 부엌을 원상복구시키는 책임감도 기르게 됩니다.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시기가 다가올 때, 모두가 TV에 나오는 유명한 셰프나 요리왕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모두가 화가, 기술자, 회사원, 운동선수가 될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그러나 생존과 자립을 위해 음식 만드는 능력을 갖출 필요는 있습니다. 자신이 먹을 음식을 만들고 식사 후 쌓인 그릇을 설거지하는,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이 기본적인 생활 능력이 어른이 될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기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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