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독성 1.5㎞ 떨어진 곳까지 공기로 확산" 대한하천학회 등 조사결과 발표
"간독성, 생식녹성, 뇌질환 유발 등 인근 주민피해 우려… 정부 대책마련 나서야"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 주변에 뇌질환 등을 유발하는 유독물질이 공기 중 에어로졸(미립자) 형태로 확산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1일 '수돗물 안전과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와 대한하천학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은 이날 대구시청과 국회 소통관 등 4곳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인근 지역 공기에서 남세균 독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일까지 대구, 경남, 부산권역 등 낙동간 14개 지점에서 3차례에 걸쳐 물과 공기 시료를 채집해 남세균 독소를 분석했다.
김태형 창원대 교수팀이 공기 시료를 채집했고, 이승준 부경대 교수팀과 신재호 경북대 교수팀이 독소를 분석했다.
연구팀이 7곳에서 채집한 물 시료를 분석한 결과, 화원유원지 부근에서 마이크로시스틴 366ppb가 검출되는 등 최대 5천337ppb(합천군 저수지)가 확인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간 독성과 생식 독성, 뇌 질환 등을 유발하는 독성물질로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물놀이 기준은 8ppb다.
독성물질은 공기 시료에서도 나왔다. 11곳에서 채집한 공기 시료에는 마이크로시스틴이 1㎥당 0.1~6.8 ng(나노그램)이 검출됐다. 가장 많이 검출된 곳은 경남 김해시 대동 선착장 배 위로 6.8ng이었고, 화원유원지에서는 3.68ng였다.
또 다른 남세균 독소인 BMAA는 대동선착장 옆 유람선 선착장 1곳에서만 채취, 분석했는데, 물에서 8ppb가 검출됐고, 공기 중에서는 16.1 ng/㎥이 나왔다. BMAA는 마이크로시스틴보다 분자 구조가 간단해 공기 중에 더 많이 확산되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팀은 남세균 및 남세균 독소가 공기 중으로 확산될 경우 양이 적더라도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음용수와 먹거리를 통한 독소의 인체 유입은 소화기와 간을 거치면서 일부 완화될 수 있지만, 호흡기는 방어체계가 많지 않아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수진, 김상희, 김태년 의원 등 민주당 국회의원 50여명도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낙동강 보 수문 개방과 자연성 회복은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해야 한다"며 "정부는 녹조 문제 전체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민간단체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위험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