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주변 공기서 뇌질환 유발 녹조 독소 검출"

입력 2022-09-21 17:34:51 수정 2022-09-21 22:26:05

"낙동강 녹조 독성 1.5㎞ 떨어진 곳까지 공기로 확산" 대한하천학회 등 조사결과 발표
"간독성, 생식녹성, 뇌질환 유발 등 인근 주민피해 우려… 정부 대책마련 나서야"

21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21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수돗물 안전과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가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남세균(녹조) 독소 조사결과 발표 및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원들이 낙동강에서 퍼온 녹조로 얼룩진 물을 용기에 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수돗물 안전과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가 21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조독성물질 확산과 관련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수돗물 안전과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가 21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조독성물질 확산과 관련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 주변에 뇌질환 등을 유발하는 유독물질이 공기 중 에어로졸(미립자) 형태로 확산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1일 '수돗물 안전과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와 대한하천학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은 이날 대구시청과 국회 소통관 등 4곳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인근 지역 공기에서 남세균 독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일까지 대구, 경남, 부산권역 등 낙동간 14개 지점에서 3차례에 걸쳐 물과 공기 시료를 채집해 남세균 독소를 분석했다.

김태형 창원대 교수팀이 공기 시료를 채집했고, 이승준 부경대 교수팀과 신재호 경북대 교수팀이 독소를 분석했다.

연구팀이 7곳에서 채집한 물 시료를 분석한 결과, 화원유원지 부근에서 마이크로시스틴 366ppb가 검출되는 등 최대 5천337ppb(합천군 저수지)가 확인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간 독성과 생식 독성, 뇌 질환 등을 유발하는 독성물질로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물놀이 기준은 8ppb다.

독성물질은 공기 시료에서도 나왔다. 11곳에서 채집한 공기 시료에는 마이크로시스틴이 1㎥당 0.1~6.8 ng(나노그램)이 검출됐다. 가장 많이 검출된 곳은 경남 김해시 대동 선착장 배 위로 6.8ng이었고, 화원유원지에서는 3.68ng였다.

또 다른 남세균 독소인 BMAA는 대동선착장 옆 유람선 선착장 1곳에서만 채취, 분석했는데, 물에서 8ppb가 검출됐고, 공기 중에서는 16.1 ng/㎥이 나왔다. BMAA는 마이크로시스틴보다 분자 구조가 간단해 공기 중에 더 많이 확산되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팀은 남세균 및 남세균 독소가 공기 중으로 확산될 경우 양이 적더라도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음용수와 먹거리를 통한 독소의 인체 유입은 소화기와 간을 거치면서 일부 완화될 수 있지만, 호흡기는 방어체계가 많지 않아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수진, 김상희, 김태년 의원 등 민주당 국회의원 50여명도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낙동강 보 수문 개방과 자연성 회복은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해야 한다"며 "정부는 녹조 문제 전체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민간단체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위험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