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흩어지는 빛에서 원하는 '색' 뽑는 기술 개발

입력 2022-09-20 16: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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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 크기 조절해 반사파장과 물질의 색 자유자재 변경 가능

포스텍 이기라 교수
포스텍 이기라 교수
포스텍 문정빈 박사
포스텍 문정빈 박사

"구름은 왜, 우유는 왜 하얀색으로 보일까?"

빛이 구름 속 물방울 또는 우유 속 기름방울과 만나 생기는 '미 산란' 때문이다. 미 산란은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의 크기와 빛의 파장이 비슷할 때 생기는 산란을 말한다.

입자의 크기를 일정하게 만들면 특정 파장의 빛만을 반사하기 때문에 염료 없이도 특정한 색을 띠게 할 수 있다.

포스텍(총장 김무환) 화학공학과 이기라 교수·고분자연구소 문정빈 박사 연구팀은 미 산란을 강하게 일으키는 구형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의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입자의 크기를 조절해 반사되는 파장과 물질의 색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도 있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스'에 최근 게재됐다.

원자 배열이 불규칙적으로 흩어진 비결정을 말하는 '비정질 상태'인 이산화티타늄(TiO2)에 열을 가하면 무질서하던 입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다. 다만, 이때 이산화티타늄의 모양이 뾰족뾰족한 침상형 또는 평평한 판상형으로 바뀌게 돼 색이 흐려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물질에 들어 있는 탄소가 열에 의해 공기 중으로 흩어지며 모양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어느 방향에서 빛을 받아도 일정하게 미 산란을 일으키는 구형태의 이산화티타늄 개발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에 열을 가해 탄소가 포함된 구형 루타일(이산화티타늄이 다형체 가운데 가시광선 영역에서 굴절률이 가장 높은 광물) 나노입자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입자는 빛의 굴절률이 매우 높아 미 산란을 강하게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빛을 여러 방향으로 반사하는 기존 물질과 달리 특정 빛만 강하게 반사해 육안으로도 선명한 색 감별이 가능하다 .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는 앞으로 위조 방지 장치 또는 자율주행 자동차용 라이다 센서의 성능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입자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에서 파장에 따라 다른 색을 띠기 때문에, 특정 파장에서만 보이거나 특정 파장만을 검출하는 소재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