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일 강경 발언…부인·아들 수사 때문?

입력 2022-09-18 21:18:04

사법 리스크 일가족으로 확산…"거야 권한 최대한 행사하겠다"
불편한 심기 감추지 않아 관측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전북 김제시 김제농협 미곡창고를 찾아 도정된 쌀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전북 김제시 김제농협 미곡창고를 찾아 도정된 쌀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인은 물론 부인 김혜경 씨와 아들 동호 씨로 사법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발언 수위를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강성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그는 지난달 당 대표 선출 이후 말을 아껴왔으나 최근 일가 전체가 검·경의 수사를 받으면서 날 선 반응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여당을 향해 "정쟁 또는 야당 탄압, 정적 제거에 너무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 자신은 협치와 민생을 강조하는 대신 대여 공세는 최고위원에게 일임하던 메시지 역할 분담을 깨고 강경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이 같은 변화가 최근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사정 당국의 수사가 본격화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난 대선 당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 부인 김 씨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장남 동호 씨는 불법도박·성매매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가족 모두 사법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검경의 압박이 가족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이 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최근 169석에 이르는 거야(巨野)의 힘을 과시하며 협치보다 대여 강경 노선을 암시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최고위회의에서도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국민이 원하는 일에는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겠다"고 했고, 대통령실 영빈관 신축 문제에 대해선 "국민 여론에 반하는 예산이 통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일각에선 이 대표의 발언 수위가 현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 발언이 강해질수록 정쟁에 휘말리는 꼴이 되기 때문에 직접 해명할 사안이 아니면 지금보다 더 센 발언이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