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리 상무위원장 김 의장, 윤 대통령 잇따라 접견
교역과 관련, 공급망·산업망 안정적 관리에도 인식 같이해
공산당 서열 3위…2015년 장더장 이후 7년만의 방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 한중 공동이익 확대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이뤄진 이날 접견에서 양국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에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전날 김진표 의장 초청에 따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리 위원장은 김 의장을 먼저 만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갖가지 양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중국 상무위원장의 방한은 2015년 장더장 전 위원장 이후 7년 만이다.
공동언론발표 자리에서 리 위원장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이 각 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한 "양측은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예민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양국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 발전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예민한 문제'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중국은 그간 한반도 평화·안정 및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며 "우리도 북한 도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되,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양국은 역대 최대인 3천억 달러 규모로 증가한 교역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리 위원장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2단계를 가속화하고, 첨단기술분야 협력을 심화하고, 공급망·산업망을 원활하게 안정적으로 관리해 질 높은 통합 발전을 실현해나갈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 역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소통과 협력 체계를 재점검·강화하고 문화·서비스 시장을 더 높은 수준으로 개방하기 위한 한중 FTA 후속 협상이 조속히 진전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 의장은 "한중 간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역사 문제로 양국 간 우호 감정이 손상되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한국 고대사 연표를 소개하며 고구려, 발해 건국 연도를 제외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리 위원장에게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중국 정부의 지지를 요청하고 한·중·일 3국 국회의장 회의 개최도 제안했다.
김 의장과 접견을 마친 리 위원장은 잇따라 윤 대통령을 만나 시진핑 주석의 인사 안부를 전했다. 그는 "수교 30년간 양국 지도자의 공동 노력으로 중한 관계는 전방위적 발전을 이뤄왔다"며 "양국 국민에게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주고 역내가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쓰촨성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말문을 연 뒤 "올해는 수교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양국이 공동 이익을 확대해 나가고, 국민 우호와 신뢰가 더 깊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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