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6년만의 총 파업…은행업무 대란은 없을 듯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16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시중은행의 파업 참여율은 적을 것으로 보여 업무대란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하루 전면 파업을 진행한다. 파업에 참여하는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노조 소속 노조원들은 업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산은) 등 국책은행 노조를 포함한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16년 9월 이후 6년만이다.

특히 금융노조는 파업과 함께 이날 서울 도심에서 1만여명(집회신고 기준) 규모의 집회·행진 투쟁도 진행한다. 금융노조가 아침부터 집회 준비에 나서면서 경찰이 세종대로 왕복 8차선 가운데 3개 차선을 제외한 5개 차선을 막아 주변 교통이 정체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금융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3.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노조의 파업 예고 이후 금융노조와 사측(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은 주요 쟁점에 대해 논의를 해왔지만 이견을 좁히는 데에는 실패했다.

14일 오후에는 노사 대대표(금융노조위원장-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 교섭이 있었고, 파업을 하루 앞둔 15일에도 실무진의 물밑 협상이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양 측이 가장 큰 이견을 보인 부분은 임금 인상률이다. 공식적으로 금융노조는 5.2%를, 사측은 2.4%를 제시한 상태다.

이 밖에 ▶근로시간 단축(주 4.5일 근무제 1년 시범 실시) ▶금융 공공기관 혁신안 중단 ▶임금피크제 개선 ▶점포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제도 개선 ▶산업은행법 개정 전까지 산은 부산 이전 중단 등을 노조가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다룰 내용이 아니다"라며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금융노조의 파업이 시작됐지만 실제로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평균 1억원 수준의 연봉을 받으면서 5%의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총파업 당시에도 전체 은행권 직원 수 대비 참가율은 약 15%, 4대 시중은행의 참가율은 약 3% 정도로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실제 파업이 발생할 경우 고객불편이 최소화되도록 기관별 비상대응계획을 차질없이 시행해주길 바란다"며 "특히 개별 금융기관의 파업에도 시스템 차원에서는 정상적인 영업·운영이 가능하도록 전산업무를 비롯한 금융기관 업무연속성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