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직격탄…해외여행 심리 위축으로 국제선 운항 차질 전망
배터리·석유화학 업계는 대규모 해외투자 위축 우려
철강·자동차업계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 악영향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대구지역을 비롯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수출 기업은 원화 가치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원자재와 중간재를 사들여 제품을 만드는 대부분 기업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상황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7.3원 오른 1천390.9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13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전년 동기 대비 8.3% 급등하며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항공업계다.
항공사들은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등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지불해 환율이 높아질수록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변동되면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도 환율이 10원 오르면 외화환산 손실 284억원이 발생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외화환산 손익은 각각 지난해 2분기 111억원, 53억원에서 올해는 -2천51억원, -2천747억원으로 악화했다.
대구로 본사를 이전하는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역시 2분기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줄었지만, 환율 급등 여파로 당기순손실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지역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지속하면 해외여행 심리를 위축시켜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배터리·석유화학 업계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배터리·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수요 증가와 친환경 사업을 위해 대규모 해외투자를 진행 중이라 달러 빚이 급증한 상태다. 환율이 오르면 영업이익은 다소 증가할 수 있어도, 외화 부채가 늘어 영업 외 손실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북미를 중심으로 배터리 공장 신·증설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환율 상승으로 투자액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하는 대구 2차전지 업체 엘앤에프 등도 연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 역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제품 수출 비중이 40~50%인 포스코를 비롯해 주요 철강 회사는 수출을 통해 환율 헤지(위험 회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철강 수요가 위축되면서 환율 인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자동차업계 또한 수출이 많아 고환율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원자재 가격이 같이 오르고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구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역 업체들은 대부분 원자재를 사들여 국내 원청기업에 납품하는 중소업체인데 고환율 여파로 구매 비용은 오르지만, 상승분은 납품가에 반영하지 못해 경영난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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