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학업성취도 평가 첫날 2시간 만에 중단… 교사, 학생 망연자실"

입력 2022-09-07 17:57:00 수정 2022-09-09 07: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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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고2 학생 대상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서버 불안정으로 중단
전교조 "정부의 무대책이 빚은 참사, 교사와 학생에게 사과해야"
교육부 "원인 분석 마무리 단계, 컴퓨터 기반 평가는 그대로 추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8월 31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기사와는 상관없는 이미지.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8월 31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기사와는 상관없는 이미지.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7일 정부가 처음 컴퓨터 기반으로 실시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 대상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서버 문제로 2시간 만에 전면 취소됐다.

교육부는 당초 이날 전체 고교 2학년 학생의 3%를 표집한 전국 212곳 학교의 1만323명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표집평가를 실시하려 했다. 대구에선 고교 10곳에서 421명을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지난 6일로 예정됐던 중학교 3학년 대상 표집평가는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연기됐고, 오는 13일엔 표집 대상 외에도 평가 참여를 희망하는 초6, 중3, 고2 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 기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예정돼 있다.

이번 평가는 처음으로 지필 시험이 아닌 컴퓨터 기반 시험으로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웹 사이트 접속 장애 등이 발생해 시험 실시 약 2시간 만에 중단되고 말았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1교시 국어 시간부터 일부 학생이 웹 사이트 접속에 어려움을 겪었고 2교시 수학 시간엔 아예 서버가 먹통이 돼 평가원으로부터 오전 11시쯤 평가를 중단하겠다는 문자가 왔다"고 했다.

교육부는 고사 시행 시 안전성 강화를 위해 지난 8월 추가한 최적화 코드가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했다.

국가 차원의 평가가 중단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자 교육 현장에선 불만이 잇따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사태는 동시에 다수 학생의 접속이 계획돼 있었던 만큼 예상 가능한 일이었지만, 정부는 제대로 조치하지 못했다"며 교육 당국을 비판했다.

이어 전교조는 "오늘 평가를 준비하느라 갖은 노력을 다한 교사들과 고교 2학년 학생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해 정부는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교육부는 컴퓨터 기반 평가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원인 분석을 마무리 중이며 시스템을 신속하게 복구하겠다"며 "학교 현장의 학사운영 일정 등을 고려해 학업성취도 표집평가를 컴퓨터 기반으로 다시 추진하고, 오는 13일 계획된 컴퓨터 기반 자율평가도 정상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