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인 10명이 없어서 소돔과 고모라가 망했는데 이 당에 의인 10명이 없다는 말인가" 표현에 반박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전날(27일)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 내용을 두고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오늘(28일) "당도, 대통령도, 나라도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 의인 10명이 없어서 소돔과 고모라가 망했는데 이 당에 의인 10명이 없다는 말인가"라고 페이스북으로 밝힌 것에 대해 맞받아쳤다.
실은 '의인 10명'이라는 표현은 앞서 사흘 전인 25일 윤희숙 전 의원이 국민의힘 연찬회 강연에서 "어디든 의인이 10명만 있으면 절대 안 망한다. 국민은 그걸 기다리고 있다"고 먼저 쓴 바 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있으면"이라는 수식을 붙여 썼고, 이어 유승민 전 의원은 "없다는 말인가"라는 수식을 붙여 쓴 게 차이점이다.
애초 '의인 10명'은 '소돔과 고모라'라는 사례와 함께 성경이 출처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50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대위 유지, 이(준석 전)대표 추가 징계라는 어제 의총의 결론은 국민과 민심에 정면으로 대드는 한심한 짓"이라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소돔·고모라는 성경에 등장하는 타락한 도시로, 타락을 이유로 멸망한 점이 비유에 곧잘 쓰인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의총을 다시 해야 한다. 어제 결론은 쓰레기통에 던지고 백지 위에서 다시 정답을 찾아야 한다. 공천 걱정 때문에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 눈치 볼 것 없다. 누가 총선 공천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통령과 윤핵관 대신 국민을, 민심을, 역사를 두려워하라"며 "윤핵관들은 조폭처럼 굴지 말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이를 가리킨듯 장예찬 이사장은 같은날 오후 7시 50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에 의인 10명이 없는 게 아니다. 정부의 성공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만 옳고 자기만 잘났다는 의리 없는 정치인이 10명도 안 되는 것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쓴 시점에 서울 종로구 서촌 소재 한 식당에 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한 청년당원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사실 방송 좀 나온다는 이유로 제 잘난 맛에 살았었다. 그러나 대선을 치르며 현장에서 고생하는 시·도당 청년위원회가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는지 알게 됐다"며 "그들의 헌신 앞에서 제가 감히 '선당후사'를 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토론배틀? 말 잘하는 청년은 그런 이벤트 없이도 낭중지추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저는 28살 때 라디오 게스트로 시작해 일주일에 20개 넘는 방송을 하기까지 토론배틀 같은 작위적 이벤트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도 했다.
▶'선당후사'는 장예찬 이사장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게 촉구한 것이기도 하다. 당시 장예찬 이사장은 "이준석 전 대표는 선당후사라는 숭고한 단어 앞에서 내로남불하지 말길 바란다. 선당후사를 근본 없는 말이라 비판했지만 지난해 8월 의원들에게 선당후사를 요구한 당사자가 바로 이준석 전 대표"라고 비판했다.
'토론배틀'은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서 공약했고, 이어 당선되면서 그해 6~7월에 치러진 국민의힘 대변인 2명 및 상근부대변인 2명 선발 행사였다. 이를 통해 임승호·양준우 대변인과 김연주·신인규 부대변인이 선발됐다.
이에 대해 장예찬 이사장은 '작위적 이벤트'라고 꼬집은 맥락이다.

▶여기서 선발된 인물들 가운데 임승호 전 대변인은 방송과 페이스북 등에서 이준석 전 대표 해임 등의 사안과 관련해 장예찬 이사장과 각을 세우고 있다.
임승호 전 대변인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이준석 전 대표 비판에 나선 장예찬 이사장을 두고 지난 26일 YTN 방송에 출연해 비판했다. 당시 방송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장예찬 이사장 등을 가리키며 '청년 정치인 간 갈등이 있다'는 앵커 질문에 그는 "청년 정치인들과의 갈등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장예찬 이사장께서 갑자기 깃발을 들고 나와서 허수아비와의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혼자 진흙탕에서 허수아비 싸움하시는 분을 저희가 어떻게 갈등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이 대답과 달리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서는 국민의힘 내 청년 정치인들 간 갈등이 신조어들을 통해 조명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두 사람은 서로를 여의도 2시 청년(8월 24일 YTN 라디오에서 장예찬 이사장 "별다른 사회생활 경험도 없이 엄마카드로 정치하는, 친 이준석 계의 토론배틀 구경 다니는 그들"), 여의도 10시 청년(8월 19일 페이스북에서 임승호 전 대변인 "국회의원 이름을 빌려 오전 10시 소통관을 어슬렁거리는 여의도 10시 청년")이라고 지칭하며 비판했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장예찬 이사장은 "국민의힘에 부족한 것은 입만 살아있는 엄카(엄마카드, 부모로부터 신용카드를 받아 쓰는 등 경제적으로 부모에 의존한다는 의미) 정치인들이 아니라 지역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인정"이라며 함께 식사 자리를 한 청년 당원들을 가리켰다. 여기서 쓴 '엄카 정치인'이라는 표현은 앞서 자신이 밝혔던 '여의도 2시 청년'과 비슷한 뉘앙스로 읽힌다.
이어 글 말미에서 장예찬 이사장은 "국민의힘에 의인 10명이 없는 게 아니다"라고 유승민 전 의원의 표현에 반박, "정부의 성공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만 옳고 자기만 잘났다는 의리 없는 정치인이 10명도 안 되는 것뿐"이라고 역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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