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 만난 원로들 "내홍 수습 서둘러야"

입력 2022-08-23 16:42:24 수정 2022-08-23 20:40:43

"공천제 등 혁신 野에 지면 안 돼, 전대 시기 정기국회 이후가 적절"
주호영 "심려끼쳐 송구, 당 쇄신작업 이어가고 대통령실에 국민의견 가감없이 전달하겠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로들이 당 지도부를 만나 새 정부 출범 초기 불거진 집권당의 내홍에 우려를 표했다.

원로들은 소속 정당을 상대로 송사를 벌이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여당과 대통령실의 건강한 관계 구축을 당부했다. 야당과의 쇄신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은 모습으로 차기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당부도 전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 원로들로 구성된 상임고문단과 상견례를 겸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상임고문들은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대구 수성구갑)에게 이준석 전 대표 사태를 둘러싼 내홍을 조기에 수습하고 더 많은 국민이 기대와 신뢰를 보낼 수 있는 정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혁신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신영균 상임고문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집권 초반에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로 당을 이끄는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며 "당 대표를 지낸 사람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서 심문받으러 가는 모습이 TV에 나왔는데 그걸 보는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참으로 한심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이상배, 이재오, 김종하, 권해옥, 목요상, 이연숙, 문희, 이해구, 유흥수, 김동욱, 신경식, 유준상, 최병국, 이윤성, 안상수, 황우여, 정의화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동 후 가진 브리핑에서 "상임고문들은 지금 (여권의) 가장 큰 문제는 당 내분이고 또 하나는 (지난) 5년간 잘못된 것을 바로 세우는 것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라고 말씀하셨다. 공천제도 개선 등 혁신 경쟁에서 민주당에 지면 안 된다는 당부도 있었다"고 회동 내용을 전했다.

아울러 박 수석대변인 "적절한 당정관계가 만들어져야 여권이 잘 갈 수 있고 국민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씀과 함께 새 지도부가 대통령과 정례적으로 만나는 등 당정관계도 챙겨봤으면 좋겠다는 발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주 비대위원장은 "전직 대표가 당을 상대로 소송하고 있고 당이 비상 상황이라는 어려움이 빚어지도록 한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허리를 숙인 후 "혁신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주저하지 않고 할 것이고 대통령실에는 국민 의견을 가감 없이 강하게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상임고문들은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차기 전당대회 개최시기에 대해선 '정기국회 이후'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당 역할이 우선이고 내부 전열정비가 뒤를 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