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확대명' 분위기에 전당대회 흥행 빨간불

입력 2022-08-11 17:08:11 수정 2022-08-11 22:02:43

분위기 반전 카드인 추격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가물가물… 박용진 제안에 강훈식 거부의사

10일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TJB대전방송에서 열린
10일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TJB대전방송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 시작 전 강훈식, 이재명, 박용진 후보(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내 과반인 169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흥행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완연해지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분위기 반전 카드인 추격 후보 사이의 단일화 시도까지 무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돌파구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와 관련한 굵직한 '사법 리스크'가 돌출 변수로 터져 나오지 않는 이상 민주당 당권경쟁은 싱거운 승부로 전개되면서 흥행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용진 당 대표 후보는 11일 "강훈식 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뤄낼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후보로 기운 분위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전당대회 출마를 통한 '정치적 체급 높이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훈식 후보는 난색을 표시했다. 강 후보는 "민주당의 미래와 비전을 이야기하는 비행기를 활주로에 띄워야 되는데, 활주로에 자꾸 단일화라는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가 명분, 파괴력, 감동이 있겠느냐"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선 이재명 후보 대세론이 너무 강해 추격 후보 사이의 단일화 동인도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대구경북·강원·인천 등에서 치러진 1·2차 권리당원 경선에서 75%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2위와 3위 후보 단일화를 통해 판을 뒤집을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양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겉돌고 있다"며 "2위 후보는 3위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한 대등한 승부로 다음을 기약하고 싶겠지만 3위 후보는 단일화를 통한 뒤집기가 어렵다면 차라리 경선레이스를 마쳐 이름이라도 알리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달 중 완료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는 검경의 이 후보 주변에 대한 수사 외엔 민주당 당권경쟁에 변수로 작용할 요인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추격 후보들이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기소 시 당직 정지' 당헌 개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쟁점화하는 이유가 있을 것"며 "판을 흔들 대형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추격 후보들의 단일화도 어려워 전당대회 흥행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