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세 사기 지속적 단속과 세입자들 각별한 주의 필요

대구경찰청이 '전세 사기 특별 단속'에 나섰다. 경찰청은 "전세 사기는 서민들의 주거권을 침해하고 사실상 피해자의 전 재산을 잃게 하는 악성 범죄"라며 "피해 규모가 크거나 조직적 범죄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전세 사기는 집값보다 세입자들의 총전세금이 높아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깡통 전세'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집 주인이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미분양 신축 빌라 등 비교적 싼 매물을 무자본으로 매입하고 세입자를 모집하는 '무자본 갭투자', 이미 잡혀 있는 집 저당권, 압류, 경매 등 우선순위 권리를 숨기고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소유권이 없는 사람이 집주인인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전세 계약을 하는 경우, 보증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건축물임에도 이를 속이고 보증금을 받는 경우 등 다양하다.

전세 사기는 상대적으로 값이 싼 다세대주택·원룸 등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만큼 세입자 역시 재산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거나 가난한 신혼 부부, 독거노인,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은 사실상 전 재산을 훔치는 범죄다. 전 재산을 빼앗길 뿐만 아니라 살던 집에서 쫓겨나 회복이 불가능한 지경까지 몰리게 되는 것이다.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가정파괴 범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 사기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주춤하고 전셋값은 크게 오르면서 세입자의 돈으로 갭투자를 한 뒤 보증금을 반환할 무렵이 되면 잠적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경제위기가 발생할 경우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계층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전세금과 살던 집까지 빼앗긴 이들은 나락으로 떨어져 자신도 범죄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수사기관은 모든 범죄를 철저히 수사해야 하지만, 서민의 가정과 인생을 파괴하는 범죄에 더 적극적이고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별 단속' 기간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엄중히 단속해 엄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