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김신우 경북대병원 교수 "현 시점 거리두기 필요성 낮아"

입력 2022-07-29 15:41:37 수정 2022-07-29 17:51:01

고위험군 보호 방안 집중해야…개량 백신 기다리기보다 접종으로 항체 형성 필요
의료 현장에서 팍스로비드 처방 적극 나서야

김신우 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교수. 경북대병원 제공
김신우 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교수. 경북대병원 제공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만명을 오르내리며 재유행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벌써 여섯번째 대유행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처음으로 겪는 대유행인만큼 감염을 차단할 방역 대책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일각에서는 재유행을 억제할 수 있는 고강도 방역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신우 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교수(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는 "현 시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같은 방역 조치는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일상 회복과 방역을 모두 잡을 순 없어"

정부는 모임 인원,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 성격을 띠는 방역 조치의 실효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국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자율 방역'을 강조하는 이유다.

김 교수의 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이전 대유행에서는 그런 조치가 최선이었을지 모르겠지만, 당시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심각했다. 일상 회복과 방역을 동시에 모두 잡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거리두기를 다시 시작하는 데 대한 국민적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겁니다. 젊은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업 시간 제한 등의 조치 역시 효과에 비해 부작용이 너무 큽니다."

김 교수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중증화율이 기존 변이보다 낮고, 백신 접종으로 면역력을 갖게 된 이들이 늘어난 점도 기존 방식과 다른 시각의 방역 정책이 필요한 이유로 꼽았다.

그는 "개인 방역을 강조하는 동시에 요양시설 면회 금지 등 고위험군 보호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젊은 사람은 가족이나 주변에 환자가 있거나 고령자가 있을 때 모임을 자제하는 등 개인 방역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으로 항체 형성 반드시 필요해

우세종으로 바뀌고 있는 오미크론 'BA.5' 변이와 전파력이 더 강한 'BA.2.75'(일명 켄타우로스) 변이는 백신과 자연 감염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변이들도 백신 접종에 따른 위·중증 예방 효과는 여전히 크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백신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며, 학문적으로는 위·중증을 많이 줄여주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4차 접종을 했고, 5차 백신이 생기면 5차를 맞을 것"이라며 "백신 부작용을 경험해 추가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노바백스 백신은 상대적으로 부작용 빈도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변이에 대응하는 개량 백신이 금방 국내에 보급되진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 백신 접종으로 항체를 형성해 놓는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먹는 치료제 접근성 높여야"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가 지난 1월 국내에 도입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처방을 받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처방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팍스로비드 처방이 잘 이뤄지지 않는 건 물량 문제라기보다는, 까다로운 약물 상호작용 때문에 의사들이 자기 보호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처음 본 환자가 복용 중인 약, 신장 기능 등 기저 질환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 처방을 내리기가 쉽지 않죠."

김 교수는 "약물 상호작용은 잠깐 해당 약물을 끊으면 큰 문제가 없는데, 현장에서 너무 겁내하는 측면이 있다"며 "의료진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처방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그는 "원숭이두창의 경우 위험 집단이 이미 알려져 있다. 위험 행위나 위험 집단과의 접촉을 줄이고, 회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진이 생겼다면 수두와 잘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