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유가족과 이식수혜자를 이어주는 ‘생명나눔 희망 우체통’

입력 2022-07-27 06:30:00

생명나눔 희망 우체통. 경북대병원 제공
생명나눔 희망 우체통. 경북대병원 제공

경북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가 장기를 수혜받은 사람과 뇌사 장기기증자의 유가족이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달할 수 있는 '생명나눔 희망 우체통'을 제작·설치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뇌사 장기기증자의 유가족과 장기를 수혜받은 이식자 사이에 서로의 정보를 알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장기 불법 거래 등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식을 받은 수혜자가 기증자에게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고, 기증자의 유가족 또한 이식자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할 수도 없었다.

이 때문에 수혜자와 유가족 사이에서는 기증자의 고귀한 이타심을 나누고, 이식자의 감사한 마음을 서로 느낄 수 있다면 장기기증의 감동과 의미가 훨씬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컸다.

수혜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이 같은 바람을 담은 '장기기증사랑 인연맺기법'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면서 서로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바로 기증자 유가족과 이식 수혜자간 서신교환이 가능해진 것이다.

경북대병원도 생명나눔 인식의 긍정적 변화에 힘을 보태고자 '생명나눔 희망 우체통'을 올해 6월부터 장기이식상담실에 새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여전히 서로의 개인정보는 알 수 없지만, 기증자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감사함을 담은 편지와 이식수혜자의 건강을 기원하는 편지가 생명나눔 희망 우체통에 모이면 장기이식센터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기증자 유가족과 이식수혜자에게 편지를 전달해 생명의 온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얼마 전 신장 수혜자의 편지를 전달받은 기증자 유가족은 "수혜자가 잘 지낸다는 편지를 받으니 비로소 장기기증의 의미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가족이 어딘가 잘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경북대병원은 생명나눔 희망 우체통으로 서신교환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기증 사연 전시회, 기증 활성화 프로그램 운영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장기기증을 실천한 기증자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알리고, 수만 명의 이식 대기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