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수성초·칠곡초, 배구·농구로 강인한 체력과 협동심 지닌 학생 양성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수성초, 매해 배구 리그전 개최·한국프로배구연맹 지원 받아 배구교실 운영
칠곡초, 매년 교내 농구대회 실시·전임 코치가 지도하는 스포츠클럽 운영


오래된 학교는 강인한 기운을 품고 있다. 긴 역사 동안 학교를 거쳐간 수많은 학생과 교사, 그리고 지역민들이 남기고 간 '에너지'가 땅 속 깊이 잠들어 있다. 100년 동안 응축된 힘이 현재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전해져, 유난히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두 학교가 있다. 각각 배구와 농구 명문교로, 학생들의 열정과 기운이 남다른 수성초등학교와 칠곡초등학교를 찾았다.

◆지역과 동문의 사랑을 가득 받으며 자라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수성초교는 1921년 현재 수성구 상동에 터를 잡아 이듬해 이듬해 5월 1일 '대구수성공립보통학교'로 개교했다.
지난 5월 1일엔 개교 100주년 기념식과 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엔 동문들과 재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주호영 국회의원(대구 수성구갑) 등 정재계 지역 인사까지 약 600명이 참석해 100주년을 기념했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수성초는 한국전쟁 때 학교 건물이 제27 육군병원 수성분동으로 사용되며, 학업이 잠시 중단되는 등 여러 시련도 겪었다.
파란만장한 100년을 버틸 수 있었던 배경엔 수성구 상동·중동의 유일한 공립초등학교로, 수성초에 대한 지역사회의 애정과 관심도 컸다.
상동 자치단체들과 지역 학부모 단체가 상동함장마을 백일장 행사, 상동사랑 글짓기 대회 등을 꾸준히 개최해 재학생들이 재능을 펼칠 기회를 제공하고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역 유명 식당인 원철수 장원부대찌개 철판구이 대표는 경제적인 사정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십여 년간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동문들의 사랑도 남다르다. 수성초 54회 졸업생인 우리카드 프로 배구단의 신영철 감독은 2019년 명예교사로 방문해 교육 기부 수업을 하기도 했다.
수성초 총동창회 역시 지난 2002년 장학회를 설립해 20년 가까이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여기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업 의지를 잃지 말라'는 후배들에 대한 동문들의 따뜻한 응원이 담겨 있다.


◆ 어떤 블로킹에도 굴하지 않고 스파이크!
점심시간에 수성초 운동장에 가보면 학생들이 축구 대신 배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리시브에서 토스, 토스에서 스파이크로 응수하는 학생들 폼이 제법이다.
1974년 창단 이래 50여 년간 이어져 온 수성초 배구부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창단 이듬해 제8회 전국 추계배구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전국 소년체육대회, 대구시 소년체전 및 대구시장배 배구대회 등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오는 28일부터 내달 2일까지 '제1회 하계 땅끝 해남기 전국초등학교 배구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최근 수성초는 학생선수 육성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도 배구에 관심을 갖고 배구를 즐길 수 있도록 배구 스포츠 클럽과 동아리를 운영하고, 해마다 배구 리그전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5,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포츠클럽 배구팀을 운영하고 연중 특별활동시간에 배구동아리 활동도 한다. 4학년 학생들은 한국프로배구연맹의 지원을 받아 유소년 배구교실에서 배구를 배우고 있다. 매년 11월엔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내 배구리그대회를 진행해 우수 학급과 선수를 발굴해 시상하고 있다.
배구부에서 학생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6학년 원세빈 학생은 "코치 선생님과 감독 선생님의 세심한 관리 덕분에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다"며 "이번 소년체전을 앞두고 배구부 친구, 동생들과 합숙 훈련을 하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했다.

배경숙 수성초 교장은 "꿈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스스로, 즐겁게 도전하고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및 체험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며 "놀이와 배움이 함께하는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인공지능시대, 4차 산업혁명시대 속에서도 미래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유지 뜻을 머금고 저수지 위에 세워지다
칠곡초교는 북구 읍내동에서 112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며 칠곡 지역 교육과 역사의 중심에 있는 학교다.
칠곡초는 1909년 5월 근대식 교육을 위한 지방민의 염원이 모여 '사립거양학교'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팔거현'으로 불리던 지역 유지들이 후원을 통해 팔거현청 저수지를 메우고, 그 위에 학교 건물을 지었다. 이후 1912년에 이르러 '칠곡공립보통학교'로 교명을 바꿨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칠곡초는 지역민에게 단순히 학교가 아니라 삶의 현장 그 자체였다. 5일 장터가 열리는 날엔 만남과 정보교환의 장이었고, 선거철엔 정치 유세장이었다. 때때로 출정 장병을 떠나보내는 환송장 역할도 했다. 이외에도 야외 영화관, 체육경기장, 연극과 노래 경연장 등 다양한 모습으로 지역민의 곁에서 함께했다.
긴 세월 동안 정겨운 모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칠곡초 교정 곳곳엔 일제강점기라는 아픈 역사를 지내온 흔적이 남아있다.
일제강점기 2회 졸업생이자 모교인 칠곡초에서 25년간 재직했던 류기달 선생은 일본인 교장의 감시를 피해 가며 우리 민족의 혼을 일깨우는 데 전념했다. 이러한 류 선생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칠곡초 교정엔 교육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또한, 42회 졸업생인 이태원 소설가는 '객사'라는 작품을 통해 고향인 칠곡 향교를 중심으로 민중들의 고단한 삶을 알리기도 했다. 칠곡초 교정엔 이태원 소설가의 문학업적 시비 역시 건립돼 있다.
또한,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엔 국군과 미군이 연달아 학교에 주둔하며 학생들은 부락별로 수업을 받아야 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선배 교사와 학생들이 배움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112년이라는 유구한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 전교생이 미래를 향해 호쾌한 슬램덩크!
2022년 교내 농구대회가 열렸던 지난 4월 칠곡초 체육관 공기는 봄인데도 여름만큼 후끈했다. 코트 위 선수들이 내뿜는 열기와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에 온 체육관이 들썩였다.
1999년 창단된 칠곡초 농구부는 명실상부한 초등 농구팀의 강호다. 2004년 제33회 전국소년체전 농구대회에서 우승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소년체전에서 3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칠곡초 농구부는 올해 3월 있었던 대구시소년체육대회에서도 우승을 거머쥐었다. 또한, 전국 유소년 HARMONY 주말 농구 리그의 권역별 예선을 당당히 통과해 내달 '전국 유소년 HARMONY 농구리그 CHAMPIONSHIP 양구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더불어 칠곡초는 농구부 소속이 아닌 일반학생들도 농구에 흥미를 느끼고 농구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우선 매해 4월 교내 농구대회를 연다. 올해도 교내 농구대회가 열려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참여했으며, 학년별과 남녀별 학반 대항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각 학년 최종 1위를 차지한 학반과 학년별 남녀 최우수 선수에게는 농구공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또한, 농구부에서 선수로 뛰지는 않지만 농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스포츠클럽 농구부를 운영하고 있다. 오전엔 지도 교사가, 점심시간엔 농구부 전임 코치가 지도를 한다. 레이업 슛(공을 링 위에 가볍게 놓고 내려온다는 느낌으로 하는 슛) 등 다양한 농구 기술을 익힌다. 현재 칠곡초 스포츠클럽 농구부에선 6학년 8명, 5학년 5명, 4학년 6명 등 모두 19명이 활동하고 있다. 점차 인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부터 스포츠클럽 농구부에서 '가드'로 활약 중인 5학년 장한 학생은 "다리가 얇은 게 콤플렉스였는데 꾸준히 농구를 하면서 다리가 굵어져 만족스럽고, 평소 속공이 약했는데 코치님 덕분에 잘 익힐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도 스포츠클럽을 계기로 선배, 친구들과 더 친해질 수 있어 학교생활 자체가 즐거워졌다"고 했다.

김세환 칠곡초 교장은 "농구부의 큰 성과는 모두 학부모를 비롯한 칠곡초 교육공동체가 힘을 모아 열심히 노력한 결과이자 감독과 코치, 농구부 선수들이 훈련하며 기본기에 충실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훈련과 선수 관리를 통해 좋은 선수를 육성하고 투명하게 운동부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