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플러스] 흐린 날 특히 쑤시는 관절…관절 따뜻하게 보호, 가벼운 운동해야

입력 2022-07-20 06:30:00

관절 팽창하면서 통증, 부기 심화…차가운 에어컨 바람 피해야
일주일에 4, 5회 걷기 운동 도움…미끄러운 노면, 실내서 낙상 주의

관절통.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관절통.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날씨가 흐려지거나 비가 오기 전이면 예외 없이 허리, 팔다리의 쑤시는 통증으로 날씨를 미리 맞추는 어르신들이 있다. 평소 관절염이나 신경통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도 날씨가 궂어지면 증상이 더 악화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의학적으로 기온이 떨어지거나, 흐릴 때 관절염이나 신경통이 악화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이야기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장마는 보통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이어지며, 올해의 경우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마 종료 시점을 언급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관절 내 기압 높아지면서 통증 심화

날씨가 흐려지면 대기 환경이 저기압이 되고, 상대적으로 관절 내부는 기압이 높아진다. 관절 내 기압이 높아지면 관절은 팽창하게 돼, 통증과 부기가 심해질 수 있다.

흐린 날에는 관절안에서 뼈와 뼈 사이를 매끄럽게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의 점도가 변하면서 통증을 더 느낀다는 분석도 있다. 기온이 떨어지거나 날씨가 흐려지면 관절액의 점도가 떨어진다. 즉 관절액이 평소보다 윤활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관절이 잘 못 움직이고 뻑뻑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통증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실내 가벼운 운동 도움

습하고 흐린 날씨가 이어질수록 관절통이 심한 환자들은 특별히 부기 관리나 운동, 영양 섭취 등에 신경 써야 한다.

우선 관절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을 따뜻하게 해주면 관절의 부기가 가라앉고 혈액 순환 좋아지면서 통증이 완화된다. 아침, 저녁으로 따뜻한 물에 손발을 담그거나 반신욕을 하면서 혈액 순환을 돕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후텁지근한 날씨라고 해서 에어컨을 심하게 작동시키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관절이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관절 주변의 근육과 힘줄이 경직돼 통증이 아주 심해지기 때문이다. 관절 건강을 위해 실내 온도는 25~28℃를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관절이 아프다고 해서 누워만 있으면 안 된다. 관절을 구성하는 물렁뼈는 관절의 움직임에 의한 압력 차이가 있어야 영양 공급을 받을 수 있다. 즉 어느 정도 신체 활동이 있어야 관절에 영양 공급이 원활하게 돼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이다.

민병우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계속되는 장마나 습한 날씨 때문에 운동을 하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비가 잠시 그친 틈을 이용해 운동하거나 실내에서라도 가벼운 운동을 해 관절액의 윤활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과격한 운동, 나쁜 자세 금물

관절통, 신경통이 있는 경우 축구나 테니스 같은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며, 유산소 운동인 걷기 운동은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걷기 운동법은 하루에 30~40분 정도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이다. 운동을 너무 자주 하는 것도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으며, 일주일에 4, 5회 정도가 적당하다.

계단 오르내리기,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와 같은 나쁜 자세나 습관은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또한 쿠션이 많은 낮은 소파보다는 딱딱하고 조금 높은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관절 건강에 좋다.

의자에서 일어설 때는 먼저 엉덩이를 의자 끝부분으로 이동시킨 후, 팔걸이에 두 손을 지탱하면서 일어서는 것이 관절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관절에서 중요한 물렁뼈 손상 예방과 치료를 위해 균형 잡힌 영양 섭취도 중요하다. 비타민 C, 비타민 E, 베타카로틴, 셀레늄과 같은 항산화 영양소가 많이 함유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노인 골절의 주된 요인인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칼슘과 비타민 D가 부족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민병우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민병우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습도 높은 시기 낙상 주의

비가 내려 노면이 매우 미끄러운 장마철에는 특히 낙상을 주의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습도가 높아 거실이나 방바닥도 평소보다 미끄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뼈와 근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장마철 야외 활동이 줄어든 데다, 더위로 체력이 약해지면서 더 쉽게 낙상할 수 있다.

어르신들이 낙상하면 엉덩이뼈, 척추뼈, 손목뼈 등에 쉽게 골절이 일어난다. 노인 골절을 방치하면 욕창, 폐렴, 영양실조 등 악순환을 반복하면서 결국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민 교수는 "엉덩이뼈가 부러지면 통증으로 움직이기 어려워, 피부에는 욕창이 생기고 심장은 갈수록 약해진다"며 "또한 당뇨병, 심장병, 기관지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가래를 뱉어내거나 기침을 자주 해야 하는데, 기침을 하면 골절 부위가 아파 가래를 잘 뱉어내지 못해 폐렴이 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화장실로 거동하기 어려워 대소변을 가족들이 받아내야 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환자들은 주변 사람들이 대소변 처리를 해준다는 부끄러움 때문에 음식 섭취를 거부하게 되고, 결국 영양실조 상태까지 이를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노인이 뼈가 부러진 경우 1년 뒤 25%가 사망한다. 사망하지 않더라도 환자의 50%는 휠체어 신세를 지거나, 누워서 지내는 상태가 된다.

가족 중 어르신이 있다면 다른 구성원들은 외출 후 귀가할 때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집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또한 바닥에 물기가 있으면 즉시 닦고, 습기가 없도록 말리는 것이 좋다.

민 교수는 "실내에서라도 가벼운 운동으로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입맛이 없어 기력이 쇠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영양식을 섭취해야 한다"며 "평소 관절이 좋지 않거나 근력이 약하다면 외출 시 지팡이 등 보조 기구를 준비해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지팡이 끝이 미끄럽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민병우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