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둔화에 임직원 스톡옵션·오버행·고평가 논란까지
연이은 자회사 상장으로 단숨에 몸집을 불린 카카오 그룹의 시가총액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반 토막이 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종가 기준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넵튠 등 카카오 그룹의 5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59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회사 기업공개(IPO) 이후 역대 최대였던 작년 11월 29일 127조9천억원과 비교하면 68조1천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불과 7개월여 만에 그룹사 시총이 절반 넘게 증발했다.
이 기간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54조8천억원에서 31조9천억원으로 22조9천억원 줄었고, 카카오페이 22조4천억원(31조1천억원→8조7천억원), 카카오뱅크 18조5천억원(33조4천억원→14조9천억원), 카카오게임즈 3조8천억원(7조7천억원→3조9천억원), 넵튠 5천억원(9천억원→4천억원) 등 계열사의 시총도 40∼70%대 감소했다.
증시의 전반적인 부진에 고강도 긴축으로 금리가 올라가면서 성장주가 타격을 입은 영향이 컸다.
카카오 주가만 하더라도 이 기간 12만3천원에서 7만1천800원으로 41.6% 떨어지며 시총 순위 5위에서 9위로 밀렸다. 카카오와 더불어 국내 양대 빅테크인 네이버 주가도 이 기간 38만6천500원에서 24만9천원이 됐다.
게다가 카카오 그룹의 경우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와 대주주 블록딜 등 논란이 터질 때마다 주가가 휘청였다.
지난달 8일에는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보통주 500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15.2% 급락했다.
알리페이의 보유 지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는 카카오페이 공모 당시부터 제기됐다.
카카오페이 상장 전 알리페이가 보유한 약 5천102만주(45.0%) 중 3천712만주가량이 상장 후 즉시 유통이 가능한 물량이었다. 여기에 지난 5월 3일자로 의무보유 기간 6개월이 만료돼 추가로 유통 가능해진 물량도 약 1천389만주에 달한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알리페이의 블록딜 이후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앤트그룹(알리페이 모회사)은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이자 전략적 투자자(SI)로 강력한 파트너십을 이어간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주가는 당일부터 나흘간 27.9% 급락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류영준 당시 대표 등 임원 8명이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해 약 900억원을 현금화한 것을 계기로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주가는 사흘간 14.4% 떨어졌다. 이른바 '먹튀' 논란이 불거지며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공동 대표로 내정됐던 류 전 대표는 취임 전에 물러났고, 경영진들은 책임 경영을 발표하며 주식 재매입에 나섰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 한 달만인 작년 9월 우정사업본부가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투자한 지분 대부분을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7.8% 떨어졌다.
같은 해 12월에는 넷마블이 지분 약 762만주를 처분하면서 당일 주가가 급락했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성장성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주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29일 DB금융투자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분석을 개시하면서 당시 주가(28일 종가 3만3천750원)보다 낮은 2만4천600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은행과 현실의 괴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가 은행 규제를 받는 만큼 은행의 성장 논리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가 강조하는 플랫폼 수익에 대한 의구심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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