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전기료 인상·탈원전…8월 최악의 전력대란 올 수도

입력 2022-07-05 21:16:07 수정 2022-07-05 21:17:37

6월 평균 최대전력 7만1천805KW

지난달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수요가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6월 월평균 최대전력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증가한 7만1천805MW(메가와트)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5년 이래 6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에 7만MW 선을 넘은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기계량기. 연합뉴스
지난달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수요가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6월 월평균 최대전력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증가한 7만1천805MW(메가와트)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5년 이래 6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에 7만MW 선을 넘은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기계량기. 연합뉴스

평년보다 무더운 날씨와 탈원전 여파에 올 여름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8월에는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수급 불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한울 1호기 등 당초 예정됐던 신규 원전 건설 지연이 전력수급 악화 상황에 더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값 비싼 청구서가 이제야 배달되고 있다는 것이다.

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6월 월평균 최대전력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증가한 7만1천805MW(메가와트)로, 2005년 이후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에 7만MW 선을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최대전력은 하루 중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수요로, 월평균 최대전력은 한 달 동안 일별 최대전력 합계의 평균값이다.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력 공급예비율의 마지노선인 10% 선이 깨지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전력 공급예비율은 9.5%까지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공급예비율은 당일 전력 공급능력에서 최대전력을 뺀 공급예비력을 다시 최대전력으로 나눈 비율이다. 통상 10% 이상은 돼야 비상 상황 등에 대비해 안정적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올여름 전력수급 상황은 더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여름 전력 최대 수요 시기는 8월 둘째 주로 예상된다. 전력수급 비상 경보 발령은 2013년 8월 이후에는 한 번도 없었다.

이에 신한울 1호기 등 신규 원전 투입 기간이 늦어진 것이 전력수급 상황을 더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탈원전, 탄소중립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인한 산업계 후폭풍도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에서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순배출량 0(넷제로)'를 달성하는 목표가 설정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포스코 등을 비롯해 국내 제조업체의 배출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년간 이어온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와 탄소 저감 기술 개발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철강·시멘트·석유화학 3개 업종에서만 탄소중립 비용으로 오는 2050년까지 최소 40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2011년 발생한 블랙아웃(전국에서 일시에 전기가 끊기는 대정전)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력 공급 추가 확보 등으로 블랙아웃 악몽이 재현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경제 위기 속에 재난까지 덮쳐선 안 된다. 탄소중립도 정책 방향을 수정하고 재점검하는 등 정부가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