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의 공포 현실화…대구 물가상승률 6.1%·경북 7.2%

입력 2022-07-05 17:03:49 수정 2022-07-05 20:40:59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6%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외환·금융위기 수준

5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5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대구경북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8.33(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6.1% 상승했다. 연합뉴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까지 치솟으면서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잿값이 폭등한 탓이다.

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대구경북은 더 올랐다. 대구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8.33(2020년=100)으로 6.1% 상승했고, 경북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9.58로 7.2% 올랐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중심으로 수입 비용이 증가한 외환위기 당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물가 상승은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견인했다. 두 품목 기여도는 각각 3.24%포인트(p), 1.78%포인트다. 6.0% 물가 상승률의 5.0%를 차지한다.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연료비 증가가 공업제품뿐 아니라 개인서비스 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수입 단가 상승 등의 영향이 반영되며 농축수산물 물가 기여도(0.42%포인트)도 올라갔다.

이처럼 물가가 급속히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로 국민의 경제적 고통 정도를 측정하는 '국민고통지수'(misery index)도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올해 1분기 국민고통지수가 10.6을 기록, 2015년 1분기부터 분기별 지수를 산출해온 이래 가장 높았다고 5일 밝혔다.

이 지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것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실업률을 더해 구한다.

국민고통지수는 분기별로 등락하며 2020년까지는 10 아래에 머물렀으나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 등으로 확장실업률이 9.1%로 정점을 찍은 지난해 1분기에 10.5로 치솟았다.

이는 국민고통지수 산출 기간(2015년 1분기∼올해 1분기) 평균치 7.7의 1.38배에 달한다.

문제는 물가 오름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공급과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급등기인 2008년의 4.7%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있다고 보고 있다.

박추환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물가가 계속 높게 유지될수록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 여력이 떨어져 경기 침체로 빠지는 속도가 가속화된다"며 "문제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대외적인 요인에 상당수 있어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