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늦은 국회 정상화에도 자화자찬하기 바쁜 여야

입력 2022-07-04 17:20:36 수정 2022-07-04 22:12:33

경제위기로 신음하는 국민에게 사과의 메시지 내기보다 생색내기 급급
거대 양당체제 한계 드러낼 경우 국민 심판 직면할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등 6·1 보궐선거에 당선된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민의힘 박정하 안철수 김영선 최영희 이인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등 6·1 보궐선거에 당선된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민의힘 박정하 안철수 김영선 최영희 이인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 연합뉴스

여야가 비판 여론에 떠밀려 가까스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으면서도 반성은커녕 생색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경제 위기로 신음하고 있는 민심과 너무 괴리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4일 오후 국회 본회의 직전 제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타결했다.

여당은 이날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7명의 상임위원장을 배분하기로 약속했다.

원 구성 협상 합의 후 여야는 민생안정을 위해 당리당략을 뒤로 하고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고 자화자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책임 있는 여당으로 시급한 민생 앞에 더 이상 국회를 공전시킬 수 없다는 사명감과 협치의 정신으로 대승적인 양보와 결단의 뜻을 모았다"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협상타결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오늘부로 민생을 가로막는 벽들을 하나씩 허물어 나가겠다"며 "이제 개점 휴회 상태를 끝내고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민생 경제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여야 모두 지난 5월 말 국회 전반기 임기 종료 후 당내 권력투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다 빗발치는 비판 여론에 등 떠밀리듯 국회 정상화의 길목에 들어섰음에도 전혀 반성하는 기색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운영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여당에 있음에도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통령선거 승리에 취해 있었고 당 대표가 윤리위원회 징계를 기다리는 등 내부 권력투쟁에 골몰하느라 전혀 민생을 돌보지 않았다"며 "국회 정상화의 첫 단추가 채워진 오늘 집권당이 내놓을 논평에는 철저한 반성의 메시지가 담겼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도 국회 정상화가 늦어진 이유는 거대야당이 순리보다는 힘의 논리는 좇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야당이 국정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향후 진행될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에서 반드시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늦어진 국회 정상화 이후에도 여야가 남 탓 공방을 이어가자 정치권에선 '차기 총선에서 제3당 선전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들의 경제위기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데 정치권은 여전히 권력투쟁에 골몰하느라 민생은 뒷전"이라며 "민생과 괴리된 거대양당의 카르텔 정치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 구체적인 형태는 다음 총선에서 정치개혁을 내세우는 제3당의 선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