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5차례 대면…관계 개선 기대감

입력 2022-06-30 19:07:08 수정 2022-06-30 21:15:01

기시다, 만찬서 먼저 인사하며 첫 대면…윤 대통령 "기시다, 파트너 확신"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이 이틀 동안 5차례나 대면하고 서로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 오랫동안 경색됐던 양국관계의 개선 기대를 낳고 있다.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돼 스페인 마드리드에 온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8일(현지시각) 스페인 국왕 부부 주최 갈라 만찬에서 만난 것을 시작으로 29일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AP4) 정상회동 등 연이틀 5차례나 대면했다.

아쉽게도 공식적인 양자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지만, 두 정상은 양국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대를 파트너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앞으로 두 정상의 만남이나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의 해빙 기대감을 높였다.

손은 기시다 총리가 먼저 내밀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28일 열린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주최 만찬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네면서 자연스럽게 만남이 이뤄졌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취임과 지방선거 승리를 축하했고, 윤 대통령도 기시다 총리에게 참의원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기원한다는 말로 화답했다.

이어 두 정상은 양국 관계 개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얘기를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나와 참모들은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 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감사하다"면서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것을 알고 있다. 한일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초대 받은 만찬에서 우연히 가진 가벼운 만남이었지만 시간도 4분으로 짧지 않고 대화 내용도 깊이가 있어 5번의 만남 중 가장 알차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게 대통령실의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보텀업'(상향식)이 아니라 '톱다운'(하향식) 분위기다. 한일 정상끼리는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며 "남겨진 과제는 참모와 각 부처가 얼마나 마음을 열고 진솔한 대화를 발전시킬 것인가"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취임한 윤 대통령과 지난해 10월 일본 총리가 된 기시다 총리가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토 정상회의 동반 초청을 계기로 한일정상회담 개최가 기대됐지만 성사되진 못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다음 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과 대화(회담)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한국 대통령을 (현장에서) 보니 (마인드가) 열려 있고 선거가 끝난 뒤 얼마든지 만나 실무협의 풀어나갈 자세가 돼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우리도 일본 총리를 보니 개방적이면서 한국에 대해 기대도 크고 잘해보려고 하는 열의를 느꼈다"고 했다.

이는 29일 진행된 윤 대통령의 토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첫인상과 한일관계 전망에 대한 질문에 "제가 받은 인상은, 한일 현안을 풀어가고 미래의 공동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게 됐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를 양국 관계 발전을 함께 모색할 '파트너'로 평가하며 친근감과 신뢰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환영 갈라 만찬, AP4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외에도 나토 동맹국·회원국 정상회의, AP4 및 나토 사무총장 기념촬영에서도 대면, 5번의 만남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