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린지 무어 글·그림·홍연미 옮김/ 길벗어린이 펴냄)
"나는 북극곰이에요. 나는 살기 위해 참고 견디는 법을 알아요." 야생의 북극곰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 끈기를 발휘한다. 봄이 돼 얼음이 녹고 깨지면, 바다 위를 떠다니는 부빙(浮氷) 사이를 헤엄쳐 물범을 사냥한다. 그러다 얼음이 많이 녹아 사냥이 어려운 시기가 오면 해안으로 가 다시 추운 시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가혹해지고 있다. 녹아내린 해빙이 다시 얼지 않고, 얼음이 녹는 시점도 점차 당겨지고 있다. 북극곰은 딛고 설 곳을 찾을 수가 없다.
해양생물학과 미술, 인물화와 의학·과학 일러스트레이션을 모두 공부한 작가가 펴낸 첫 그림책 '북극곰'은 북금곰이 생태와 기후 위기로 고난을 겪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생존을 위한 북극곰의 여정을 지켜보고 있자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마치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같은 그림도 몰입감을 높인다. 48쪽, 1만3천원.

◆눈, 물(안녕달 글·그림/ 창비 펴냄)
눈으로 이루어져 안으면 녹아버리는 '눈아이'를 낳은 여자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도시로 떠나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그림책. 여자가 안으면 체온 때문에 녹아버리는 눈아이. 여자는 아이를 차가운 바닥에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점차 더워지는 계절의 변화는 막을 수가 없다. 여자는 '언제나 겨울'이라는 서비스를 무료 체험할 수 있다는 전단을 보고, 곧장 도시로 달려가게 되는데….
'눈, 물'은 글은 최소화하고, 그림으로 사건들을 묘사해 독자 생각의 여지를 더 많이 가져다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아름답다가도 금세 녹아 더러워지는 눈을 보며 '눈아이'를 구상했다고 한다. 아이가 아닌,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로 현대 소비주의·자본주의 사회의 자화상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려냈다. 288쪽, 2만2천원.

◆외로움 반장(백혜영 글·남수 그림/ 국민서관 펴냄)
공부 잘하는 언니, 축구 잘하는 동생 사이에 있는 도운이는 샌드위치 중간에 낀 햄처럼 항상 주눅 들어 있다. 그러던 도운이에게 반장을 할 기회가 찾아온다. 담임선생님이 '외로움 반장'을 뽑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외로움 반장은 영국에 있는 '외로움 장관'처럼, 반에서 외로운 친구가 있는지 살펴보고 그 아이의 곁에서 친구가 돼 주는 역할을 말한다. 드디어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푼 도운이는 외로움 반장 선거에 나갈 준비를 하게 된다.
그림책 '외로움 반장'은 요즘 사춘기 청소년들이 겪는 고민과 혼란을 담아낸 그림책이다. 외로움 반장을 맡은 도운이가 아이들의 고민과 속사정을 듣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요즘 아이들은 통화보다 '디엠'을 선호하고 인공지능과의 대화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심지어는 SNS에서 친구를 사귀고, 관계를 정리하고 싶을 때 간편하게 차단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책은 이런 가벼운 관계 속에 아이들이 겪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보듬는다. 154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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