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브래디 미카코 지음·노수경 옮김/ 사계절 펴냄)
영국에 사는 일본인 칼럼니스트가 영국 베이비부머 세대 노동 계급의 생활을 들여다본 책이다. 이민자이자 노동자로 25년 이상 영국에 거주해온 저자는 자동차 파견 수리공, 택시 운전기사, 마트 점원, 도장공, 택시 기사 등 오래 교류해온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스물한 편의 에세이에 담았다.
영국 사회에는 백인 노동 계급 중장년 남성에 대한 혐오와 멸시가 널리 퍼져 있다. 영국 정치를 움직이는 힘이자 대중문화의 발원지로 여겨졌던 노동 계급은 여성과 이민자를 차별하고 세금을 축내며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로 전락했다. 저자는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걸어온 삶의 궤적과 노동 현장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며 이해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책은 영국 노동 계급의 삶을 지탱하는 긍지와 자부심, 어떤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내는 영국 노동 계급의 강인한 생명력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296쪽, 1만7천800원.

◆챌린지 블루(이희영 지음/ 창비교육 펴냄)
청소년 소설 '페인트'로 3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이희영 작가의 장편소설 '챌린지 블루'가 출간됐다. 이번 작품에서 저자는 상상력의 폭을 넓혀 오늘날 청소년을 현실감 있게 그린 서사에 판타지적인 인물과 장치를 더 했다.
"똑같은 하늘이라 해도, 밤과 새벽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듯. 세상 모든 도전에는 반드시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를 내는 것부터가 도전이다." 이 책은 삶에 어둠이 다가오는 청소년들을 위로한다. 주인공 바림이 역경을 이겨내고 성취하는 모습이 아닌 좌절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다가간다. 학업, 꿈, 미래에 대한 압박으로 상처받은 이들에게 갈등하고 고민하고 선택하고 후회하는 것 모두 충분히 대단한 도전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진하지 않고, 가끔은 제 자리에 멈춰 서는 것 역시 또 다른 의미의 도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96쪽, 1만4천원.

◆나의 사랑스럽고 지긋지긋한 개들(진연주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21년 김승옥문학상 수상 작가 진연주의 소설집 '나의 사랑스럽고 지긋지긋한 개들'이 출간됐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상실'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저자는 사랑에 푹 빠져버린 인물이 그들이 마주한 찰나의 빛나는 순간과 시간이 지나감을 기록한다. 삶 속에 무수히 존재하는 상실과 예정된 상실을 애써 뒤로 미루며 책의 인물들은 수다스러워진다.
소설 속 인물들의 말은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에 미치지 못한 채로 남는다. 말이란 곁에 존재하던 것들이 떠난 이후에야 오게 된다. 젊음이 떠난 뒤에, 생이 끝나 죽음이 왔을 때 비로소 우리는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된다. 표제작 '나의 사랑스럽고 지긋지긋한 개들'에서 "그런 말들"은 엄마를 잃은 후에야 도착한다. 이처럼 소설은 말이 "무언가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이의 흔적"이라고 말한다. 251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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