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유럽 출장 취소 '경찰국 신설' 등에 적극 대응

입력 2022-06-17 20:13:36 수정 2022-06-17 21:03:24

김창룡 경찰청장. 연합뉴스
김창룡 경찰청장. 연합뉴스

'경찰국 설치'가 골자인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권고안과 관련, 17일 예정에 없던 긴급간부회의를 개최한 김창룡 경찰청장이 이틀 후 떠날 예정이던 유럽 출장 일정을 전격적으로 취소, 해당 권고안에 대한 대응에 집중키로 했다.

앞서 검찰이 '검수완박' 상황을 맞은 것과 닮은 '경수완박'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고, 이에 검찰이 과거 정치적 위기 때마다 실행했던 '검란'과 비슷한 '경란'의 움직임을 일선 경찰들이 보이고 있는 점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김창룡 청장은 이날 오후 5시 20분부터 국장급 이상 대상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했고, 이는 1시간여만에 종료됐다.

경찰청은 이 회의 내용과 관련해 "자문위의 권고가 최종 발표되기 전까지 경찰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권고안이 발표되면 경찰청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라며 "이후 논의 과정에서 경찰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합당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해당 자문위는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지시로 구성, 4차례 회의 끝 결론으로 '경찰 통제에 관한 최종 권고안'을 오는 21일 발표할 예정이다.

자문위 권고안에는 경찰국 신설을 비롯해 행안부 장관의 경찰지휘규칙(행안부령) 제정, 경찰 고위직 후보자 추천위원회 신설, 대통령 직속 경찰개혁위원회 설치 권고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선 경찰관들의 노동조합 격인 직장협의회 단위로 반대 목소리가 잇따랐다. 정부서울청사와 세종청사 앞에서는 관련 1인 시위 사례도 있었다.

▶이같은 목소리는 경찰 내부망 '현장활력소'에서도 이어졌는데, 어제인 16일에는 김창룡 청장도 "경찰의 민주성, 중립성, 독립성, 책임성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국민을 향하는 영원불변의 가치이다. 결코 직에 연연하지 않고 역사에 당당한 청장이 되겠다"고 서한문을 올려 시선이 집중됐다.

이어 하루 만에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했고, 최종 권고안 발표일이 불과 나흘 남은 것을 감안한듯, 19~23일 예정됐던 유럽 출장 일정도 포기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로써 김창룡 청장의 임기(7월 23일까지) 말 평가는 오롯이 자문위 권고안, 특히 경찰국 신설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는지로 채워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김창룡 청장의 인터폴(프랑스)과 유로폴(네덜란드) 출장은 윤희근 경찰청 차장 또는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이 대신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