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최상류에 납 폐기물 제련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영주 지역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영주 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가 '영주납폐기물제련공장 반대 대책위'(이하 대책위)를 구성해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고 1인 규탄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수백 개의 플래카드가 거리에 걸릴 정도로 여론이 심상찮다.
논란을 빚고 있는 공장은 영주시 적서동 서천변 1만2천㎡ 부지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고철·비철금속·폐금속·2차 폐축전지 처리 시설이다. 발암물질인 납 등을 재활용하는 제련 시설을 외지 업체가 이곳에 지으려는데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없다. 하물며 공장 설립 허가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의혹마저 대책위를 중심으로 제기된 상황이다.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영주시의 태도다. 대책위에 따르면 공장 설립을 승인한 뒤 건축 허가를 내줘야 하는데 영주시는 공장설립 승인도 안 난 상태에서 건축 허가부터 내줬다는 것이다. 공장 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서에는 '납 폐기물 제련 공장' 문구 대신 '배터리 소재 부품'이란 표기만 있어 업체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지 않았다는 의구심마저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영주시는 투자 유치를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공장 사업주도 지난달 설명회를 열어 "환경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장 가동을 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은 없으며 영주시가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해 허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어난 여러 정황들을 보면 이런 말들이 영주 지역민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투자 유치도 좋고 일자리 창출도 좋지만 그 어떤 것도 시민 생명과 건강권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게다가 이곳은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의 최상류 청정 지역 아닌가.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영풍제련소의 토양 및 하천 오염 트라우마를 경험한 대구경북민로서도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지금 영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사안에 박남서 영주시장 당선인이 재검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고 영주시의회도 공장 건축을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결정권자가 곧 임기가 만료되는 장욱현 영주시장이다. 오는 27일 공장 설립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는데, 장 시장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윤석열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조국 "尹 정권 조기 종식"
尹 회견때 무슨 사과인지 묻는 기자에 대통령실 "무례하다"
"촉법인데 어쩌라고"…초등생 폭행하고 담배로 지진 중학생들
이재명 사면초가 속…'고양이와 뽀뽀' 사진 올린 문재인
유승민 "이재명 유죄, 국민이 尹 부부는 떳떳하냐 묻는다…정신 차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