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수행한 전직 코바나 직원들, 지금은 대통령실 직원"

입력 2022-06-15 15:57:38 수정 2022-06-15 17:00:49

'폐지한 제2부속실 부활' 논란에 뒤늦게 설명…"정식 채용 절차 중"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위해 사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위해 사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 동행했던 전직 코바나콘텐츠 직원들이 현재는 대통령실 직원이라며, 정식 채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뒤늦게 밝혔다.

영부인을 수행하던 제2부속실을 없앤 뒤 김 여사의 '공적 성격의 사적 행보'가 비판받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5일 오후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봉하마을 방문 당시) 사진을 보면 네 분의 여성이 등장한다. 한 분이 김량영 교수고 나머지 세 분은 대통령실 직원"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방문하면서 자신이 설립·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 임직원 3명을 대동했다.

이 가운데 '무속인' 의혹을 받은 김 교수는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로, 김 여사의 10년지기 친구이며 과거 코바나 전무를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여성 2명 가운데 A씨는 코바나 정식 직원이었고, B씨는 프리랜서 자격으로 김 여사와 코바나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 및 대선 캠페인에 참여한 최측근으로 전해졌다.

특히 B씨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었던 '개 사과' 사진과 '김건희 귤' 사진을 올리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 직원 세 명 중) 한 분은 예전에 다른 일을 했고, 두 분 중 한 분은 코바나콘텐츠에 잠깐 근무했으며, 다른 한 분 역시 그쪽(코바나)에서 일을 도왔던 적이 있다"면서 "이분들 모두 전직 직원으로 현재는 코바나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김 여사 수행을 위해 대통령실 채용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대통령실에 채용된 배경에 대해선 "지금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전직) 대통령도 오래 일했거나 잘 아는 분들을 가까이 두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차원에서 같이 일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해명에 기자 일각에선 "과거에도 어떤 대통령 영부인이 사적 채용을 한 적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관계자는 "사적 채용은 조금 어폐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용산 청사 출근길에 '지인 동행을 두고 비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취재진 질문에 "봉하마을은 국민 모두가 갈 수 있는 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무속인 의혹이 일었던 김 교수에 대해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라며 "그래서 아마 권양숙 여사님 만나러 갈 때 좋아하시는 빵이라든지 이런 걸 많이 들고 간 모양인데, 부산에서 그런 거 잘하는 집을 안내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 공개 일정이 많아지면서 제2부속실을 아예 만들자는 정치권 의견이 나온다'는 기자 질문에는 "봉하마을도 비공개 일정인데 보도된 것으로 안다"며 "제가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 이런 걸 어떻게 나눠야 할지,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이걸 어떤 식으로 정리해서 해야 할지"라고 언급했다.

이어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한번 국민 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코바나 출신 인사들이 김 여사 일정에 동행하고 대통령실 부속실에 채용되는 것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글쎄요,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 뭐…. 어떻게 방법을 좀 알려주시죠"라고 말했다.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지만 사실상 해당 조직이 부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