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 '빨간불'…러시아-우크라 전쟁 탓?

입력 2022-06-14 15:16:49 수정 2022-06-14 18:19:06

각종 일정 차질도 불가피, 사업은 기약없이 미뤄져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등재 계획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기약없이 미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각종 사업의 일정 차질도 불가피하게 됐다. 고령군청 제공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등재 계획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기약없이 미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각종 사업의 일정 차질도 불가피하게 됐다. 고령군청 제공

경북 고령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 의장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세계유산등재를 결정한 회의가 미뤄지면서다.

당초 5월초로 예정됐던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의가 러-우 전쟁으로 6월 중순으로 한 차례 연기됐으나 전쟁 장기화로 이마저도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고령군 등 가야고분군 등재추진단 관계자는 14일 "현재 러시아 측으로부터 세계유산등재와 관련된 아무런 소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 측이 일정을 통보하지 않아 사실상 6월 선정 일정은 전면 취소된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한 차례 연기됐지만, 세계유산위원회의가 예정대로 개최되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는 6월 19일부터 30일 사이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결정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한데다, 지난 4월 우리나라를 비롯한 47개국이 러시아의 각종 유산파괴 행위에 러시아가 주최하는 국제회의 참석을 거부하는 성명을 내놓은 것도 가야고분군 등재의 암초로 여겨지고 있다.

러시아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회의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

이에 따라 고령군 등이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등재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 준비한 관련 사업들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고령군은 고분군이 등재될 경우를 가정해 관련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활용, 추진하기 위해 콘텐츠개발, 조형물 설치 등이 포함된 세계유산 활용계획수립 연구 용역을 추진 중이다.

문화재청 또한 ▷세계유산 공모사업–세계유산 보존관리 지원 사업 ▷세계유산 홍보 및 지원 사업 ▷세계유산 활용콘텐츠 구축사업 ▷세계유산활용 프로그램운영사업 ▷세계유산축전 등의 사업들을 구상, 추진에 나설 예정이었다.

6월 회의가 미뤄지면 다음 회의는 11월, 특별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이 역시도 의장국 러시아가 선뜻 나서줄지는 미지수다. 이 회의마저 미뤄지면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해를 넘기게 된다.

고령군과 세계유산등재추진단관계자는 "현재 외교부와 문화재청 등에서 회의 개최 여부 등과 관련해 동향을 파악 중이다. 하지만 러-우 전쟁이 하루이틀 만에 끝나기는 어려워 가야고분군의 등재와 그에 따른 부수 사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