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사고 현장, 합동분향소 추모 발걸음 주말 내내 이어져
눈물 훔치는 시민들 "오지 않을 수 없었다", 온라인분향소 5천여명 헌화
합동분향소 운영은 13일 오후 6시 합동추모제까지
지난 9일 대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희생자 6명에 대한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경북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와 사고 현장을 찾아 깊은 애도를 표했다. 온라인 분향소에도 5천여명이 헌화했다.
깨진 창문 등 참사 당시의 아픈 기억이 역력한 사고 현장에는 경찰의 출입통제선이 해제된 금요일 저녁부터 시민들이 남긴 꽃다발과 편지봉투, 메모 등이 놓였다.
유리로 된 출입문 한켠에 붙은 노란 메모지에는 "뉴스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파 이렇게 국화와 소주 한잔을 놓고 간다"며 "희생자 유족분들께 위로의 말씀과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빈다. 생존하신 동료 직원분은 고인들을 위해서라도 꼭 이겨내시고 힘내시길 바란다"는 짧은 글이 적혀 있었다.
11일 오전에는 사건 건물 앞에 시민이 두고 간 봉투에서 편지와 5만원권 1장이 발견돼 합동분향소로 전해졌다.
편지를 작성한 시민은 "억울하게 희생되신 모든 분들, 얼굴도 모르는 제가 깊이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는 현실에서 죄 없는 당신들이 피해자가 됐다. 당신들의 마음을 헤아릴 길이 없다. 그러기에 절만 하는 저를 부디 용서해달라"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어 "누구보다 괴로워서 그 귀한 본인 목숨 스스로 버린 당신. 얼마나 괴로웠나"라며 "그렇지만 이건 올바른 길이 아닌 거 당신도 알지 않냐. 어떻게든 살았으면 또 살았을 건데, 왜 이런 길을 택해서 당신의 가족과 다른 누군가의 가족들 가슴에 이렇게 못을 박냐. 당신도 후련하지는 않지 않습니까?"라며 방화 피의자에 대한 연민, 원망의 마음도 담았다.
경북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정·관계 인사, 단체 방문객 외에도 변호사 업계 종사자들과 일반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들은 제각기 소매로 눈물을 훔치거나 깊은 한숨을 내쉬며 헌화와 묵념을 올렸다.
11일 오후 8시쯤 합동분향소를 찾은 30대 변호사 부부는 무고하게 희생된 동료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유가족들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변호사 A(34) 씨는 "우리 중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돌아가신 분들과 면식은 없지만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남의 일 같지 않아 오지 않을 수 없었다.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다른 30대 추모객은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헌화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며 "남겨진 유족들의 아픔이 너무 클 것 같다. 잘 추스르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12일 오전 모든 희생자들의 발인이 끝난 이후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오후 2시50분쯤에는 발인을 마친 유족들이 돌아와 헌화 및 묵념을 했다. 이들은 희생자의 명패를 어루만지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다. 유족들 사이에서도 고생했다는 인사를 서로 나누며 위로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마련한 온라인 분향소에도 '온라인 헌화' 등을 통해 추모가 계속되고 있다. 11일 오후 기준 5천여명의 네티즌들의 헌화를 통해 슬픔을 나눴다.
대구변호사회 관계자는 "별도로 합동분향소 방문객수를 집계하지는 않고 있지만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분들도 꾸준히 찾아와주셨다. 감사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경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13일 오후 6시에 열리는 합동추모제가 끝날 때까지 운영한다. 유족 대표들이 참석하는 추도제에서는 추도문 및 시민 편지 낭독이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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