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이재명, 당대표 안 나오는 게 좋다"…이재명은 '문자폭탄 자제령'(종합)

입력 2022-06-09 17:04:47 수정 2022-06-09 21:12:2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9일 당 대표 출마설이 제기되는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 "본인을 위해서는 안 나오는 게 좋다"고 쓴소리를 했다. 당 내에서 비판이 고조되자 이 의원은 자신의 강성 지지층의 이른바 '문자폭탄'에 대해 자제를 당부하는 등 이미지 관리에 주력했다.

유 전 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앞으로 대선이 5년 남았으니 당분간 길게 내다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 전 총장은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둘(이재명과 송영길)이 대충 얘기가 돼서 그렇게 시나리오를 짰다고 봐야 될 것 아니냐"며 "하다못해 서울에서 구청장 한두 개라도 더 건질 수도 있는데 나쁜 영향을 줬다는 건 송영길 후보 성적표가 말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을 겨냥해 "대통령 선거 떨어지자마자 이러는 후보는 처음 보잖나. 여러 가지로 지금은 조금 쉴 때"라고 직격했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당이 원해서 출마한 것인데 책임을 물으면 안 된다'고 반박하는 데 대해선 "당이 원하기는 무슨 당이 원하냐"며 "세상이 다 아는 걸 가지고 자꾸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 의원의 강성 지지층과 관련해선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부터 세 번 연거푸 진 것도 저런 강성 팬덤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며 "강성 팬덤이 자산일 수는 있지만 거기 끌려 다니면 망하는 길"이라고 했다.

전날 친문계(친문재인계) 중진 홍영표 의원이 "당이 원해서 희생하기 위해 (선거에) 나왔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중립적 야권 원로인 유 전 총장까지 직격탄을 날리자, 이 의원은 저자세 모드에 돌입했다.

이날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개딸로 대표되는 자신의 강성 지지층에게 문자폭탄과 같은 과격한 팬덤 정치에 대한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그는 "비호감 지지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됨을 알 수 있다"며 "'민주주의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의와 지지를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는 면에서 네거티브 방식은 효율적이지도 못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할 것"이라며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