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산불 피해지 장마철 산사태 우려…응급 복구공사 서둘러야

입력 2022-06-13 06:30:00 수정 2022-06-13 10:40:22

산불에 이은 2차 피해 가능성 높아 대책 마련해야

울진 산불로 산림이 황폐화 돼있다. 매일신문DB
울진 산불로 산림이 황폐화 돼있다. 매일신문DB

본격적인 장마철이 코 앞에 다가온 가운데 울진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이 산사태 등 2차 피해가 발생할까 불안해 하고 있다.

산불 피해지역에 대한 응급 복구공사도 장마가 시작된 이후인 7월쯤 착수할 예정이어서 산사태 등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울진 산불은 지난 3월 발생해 피해 면적 1만4천140㏊, 피해액 1천717억 원, 복구비 3천9억 원 등 역대 최대 피해를 냈다.

특히 북면과 죽변면 등 지역이 산불 피해가 컸다. 아직도 북면 신화리와 소곡리, 덕구리 일대 임야는 불에 탄 모습 그대로 맨땅을 드러내 폭우가 쏟아지면 토사가 흘러내려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주민들은 "산불로 나무들이 타죽어 버려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나무 뿌리가 흙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 못해 토사가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조사한 결과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 2년 후에 찾아온 태풍 '루사'로 강원 산불피해지에서는 일반산지보다 약 10배 더 많은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호동 북면 신화2리 이장은 "산불로 큰 피해를 입어 주변 기반조성을 빨리 해야 한다는데 주민들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장마로 인해 산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산사태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주민들 불안감을 덜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울진군은 집중호우 시 산사태 등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응급복구 대책은 더디기만 하다.

울진군은 경북도와 산림청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23억 원을 투입해 산불 피해지역에 응급 복구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7월쯤 공사에 들어가 9월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순 지나 본격 장마철이 시작될 경우 산불 피해지역의 산사태 등 2차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산사태 발생 우려 지역 및 취약지역 63곳(울진읍 27곳, 북면 35곳, 죽변면 1곳)에 대해 1차 현지 점검을 완료하고 10월까지 수시 점검 및 순찰 강화 대책이 전부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응급 복구사업 실시 전 혹시 모를 산사태 발생에 대비해 주민 보호를 위한 지역별 담당자를 지정해 순찰을 강화하고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