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 관련 공약 임기 내에 반드시 추진되길”
“섬유를 포기한 선진국은 없어, 과감한 인식 변화와 투자 필요”
“지속성장을 위한 섬유산업 대전환 목표로 힘 모을 것”
매일신문은 대구경북 경제단체가 새 대통령, 새 대구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며 앞으로 펼쳐질 지역경제를 전망한다. 세 번째 순서는 조정문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이다.
지역 전통산업이자 근간산업인 섬유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 전환 가속 등 변화에 직면해 있다.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대구경북 섬유업은 새로운 중앙-지방정부 아래서 다시 한번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연합회를 이끈 소감은?
▶지역 섬유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정부와 관련 기관에 전달하고 연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한 한 해였다. 섬유 산지로서 입지를 확대하고 섬유패션산업의 구심점 역할을 강화했다. 올해는 연합회 회장단을 중심으로 더욱 긴밀히 소통할 것이다. 시급한 현안과 중장기 과제는 정부, 대구시와 협의하면서 단계적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사항을 전달했는가?
▶지역 섬유업은 코로나19로 인한 해상 선적 확보 어려움, 원가 급상승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중앙정부에 경영자금 압박과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건의하면서 피해 회복에 집중했다. 대구경북 섬유산업은 지역에서 아직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판단해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국면에서 연합회를 중심으로 공약을 발굴해 각 캠프에 전달하며 정책적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연합회가 앞장서 업계 원로, 단체장, 기업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 대토론회를 개최하며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새 대통령과 대구시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당선 축하드린다. 모쪼록 국가와 경제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과 지원을 부탁한다. 특히 섬유업과 관련한 공약이 임기 내에 반드시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공약 외에도 섬유산업 발전에 필요한 많은 현안 과제들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업계에서도 대내외 여건 변화를 기회로 삼아 체질을 바꾸고 섬유업을 고도화해 미래 신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지역 섬유업의 수출 상황은 어떤가?
▶코로나19와 경영환경 악화의 이중고 속에서도 업계와 정부, 지자체가 함께 노력한 결과 어느 정도 회복 단계에 있다고 본다. 지난해 지역의 섬유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27.4% 증가한 29억8천만달러를 달성했다. 재작년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지역의 섬유패션산업은 공급망 재편과 수출애로, 경영악화, 디지털 전환 가속 등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지역 섬유산업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런 시기에 섬유산업의 부흥과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됐으나,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씩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지역 섬유업의 현안은 어떤 것들이 있나?
▶기술인력 확보 어려움과 생산성 저하가 가장 큰 현안이다. 생산설비 노후로 인한 경쟁력 저하도 빨리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인력 문제는 정부가 올해 외국인 근로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체류·취업활동 기간도 연장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생산설비 노후 현황을 파악하고 스트림별 설비 개체 지원정책을 마련해 생산성을 높이려고 한다. 원가상승 문제에 대해서는 원사, 염료 등의 수급 안정화를 위해 원사 메이커, 관련 단체들과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장기 과제란 무엇인가?
▶지역 섬유산업 부흥을 위해서는 세 가지 중장기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차별화된 융복합 소재 개발과 신규 투자시설 확대, 그리고 연구개발·생산기술 전문인력 육성이다. 연합회를 중심으로 대구시, 정부가 함께 협력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생활용과 산업용 섬유 전략을 달리 해야 할 것 같은데?
▶의류용·생활용 섬유제품 개발은 고감성, 고기능성, 친환경, IT 융복합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고부가가치의 신제품 개발로 가격·비가격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디지털 마케팅과의 연계를 통해 온·오프라인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산업용 섬유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탄소, 아라미드 섬유 등 고성능 소재를 빠르게 국산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섬유 전후방 산업에 필요한 융복합 제품을 개발해 수요시장을 넓히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다른 분야는 어떤가?
▶국방용 섬유도 국산 소재 사용과 국내 제품 생산을 통해 국내 완결형 형태로 기술 개발과 생산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국방용 섬유의 기술고도화를 통해 국방 분야의 섬유산업 확대와 동반 성장이 필요하다. 안전·방재용 분야도 수입 소재의 국산화 대체와 다양한 응용제품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 이들 제품을 정부와 기업의 산업재해 방지와 예방에 활용하고 기업주의 재해부담 감소를 위한 산업안전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지난 2020년에 산업통상자원부와 섬유산업연합회가 2026년까지 4대 전략 16개 과제에 1조3천947억원을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 실행전략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잘 추진되도록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대구시가 그동안 신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펴면서 섬유는 다소 소외되는 측면이 있는데?
▶결국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산업 간 융복합이 필수다. 대구시가 미래 신산업으로 추진 중인 지능형 자동차, 물, 의료, 로봇 등과 섬유의 융복합을 통해 지역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섬유업 생산시설 자동화에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지역 중소기업 단독으로는 여력이 부족하므로 과감한 중장기 지원이 필요하다.
-올해 연합회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속성장을 위한 섬유산업의 대전환'을 올해 슬로건으로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첨단 융복합 섬유소재 산업 육성이다. 국방·안전·보호·방재·생활용·산업용 등 융복합 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기존 소재의 한계 극복을 위한 신소재 개발에 나서겠다. 둘째는 환경친화·자동화 기반 생태계 강화다. 탄소중립에 대응하고 친환경 그린소재 제조 생태계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디지털 기반 마케팅 강화다. 온라인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발맞춰 해외 온라인 상담회를 확대하고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디지털 기반의 마케팅 강화를 추진하겠다.
-섬유는 사양산업인가?
▶섬유를 포기한 선진국은 없다. 글로벌 선진국은 섬유산업의 선진국인 점을 인식해야 한다. 섬유산업 대전환을 위해 지역업계도 과감한 인식 변화와 투자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글로벌 섬유 리더기업인 듀폰, 도레이, 유니클로, 자라 등을 보면 불황 속에서도 창조와 혁신, 차별화를 통해 시장의 요구에 끊임없이 순응하고 변화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최근의 글로벌 환경 속에서는 미래를 준비하고 변화하면서 적응하는 기업만이 경쟁력을 갖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 자리를 빌려 어려운 환경에서도 섬유패션산업 발전에 최선을 다해준 모든 섬유패션인과 대구시, 경북도 그리고 중앙정부에 깊이 감사드린다. 새 체제에서는 섬유산업 재도약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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