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갤러리, 하지훈 개인전 ‘common&uncommon’

입력 2022-06-27 10:42:09 수정 2022-06-27 18:24:56

구상과 추상의 경계서 풍경 표현…7월 31일까지

하지훈, Gemstone isle#2(Mont Blanc), acrylic, oil on canvas, 205x205cm, 2022.
하지훈, Gemstone isle#2(Mont Blanc), acrylic, oil on canvas, 205x205cm, 2022.

분명 '풍경'을 키워드로 한 작업인데, 풍경인 듯 아닌 듯 모호하다. 어두운 공간 속 외롭게 떠있는 섬, 혹은 보석 같기도하다.

하지훈 작가는 과거 풍경으로부터 받은 시각적 경험뿐만 아니라 후각, 청각, 촉각으로 체험한 인상을 하나의 상으로 응축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번에 여는 개인전 제목 '커먼 앤 언커먼(common&uncommon)'처럼 그의 작품은 풍경이면서도 풍경이 아닌, 추상이면서도 구상인, 정적인 듯하면서 동적인 이중성을 띠고 있다.

하 작가는 "이번 작품들도 외관은 정적이지만 내부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며 "상반되는 것들의 경계에 서있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유년시절, 오랜기간 한 지역에 머물러본 기억이 없다. 성인이 돼서야 독일에 정착했지만, 그곳에서도 이방인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가 장소에 대한 기억을 모아 캔버스에 옮기게 된 계기다.

하지훈, summer island, acrylic, oil on canvas, 73x61cm, 2022.
하지훈, summer island, acrylic, oil on canvas, 73x61cm, 2022.

그의 작품은 견고하다. 섬세한 터치로 잘 쌓은 성 같다. 하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마치 바둑을 두는 느낌이다. 머릿 속에 큰 틀을 생각하고 작업을 시작하는데 안정적으로 보이기 위해 건축적으로 많은 고민을 한다"고 했다.

그는 마음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그대로 작품에 담고싶어, 붓이 아닌 손으로 그림을 그릴 때도 있다. "붓을 사용하면 훈련을 통해 나오는 패턴적인 방식이 드러날 수가 있다. 매개체 없이 바로 느낌을 표현하고자 장갑에 물감을 묻혀 작업하기도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의 작품은 윤선갤러리(대구 수성구 두산동 884-3)에서 7월 3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2016년 대구미술관 개인전 이후 대구에서 열린 6년 만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신작 '젬스톤 아일랜드(Gemstone isle(Mont Blanc)'를 포함해 'Nightscape', 'Wildflower', 'Coastline' 연작 등 총 87여 점을 선보인다. 200호 크기의 대형 작품부터 4호 크기의 소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