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m 남짓한 구간에 제한속도 세 차례 변경, 사고 위험 부추기는 제도에 완화 필요"
"속도 완화하며 사고 증가는 불 보듯 뻔해…차량 많아질수록 속도 더 제한해야"
경찰이 보행자 안전을 위해 실시한 '안전속도 5030'의 속도 완화를 검토 중인 가운데 운전자와 보행자 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들쭉날쭉한 속도에 피로감을 호소했던 운전자들은 환영하고 있지만, 보행자들은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경찰청은 안전속도 5030 구간 가운데 보행자 통행이 적은 곳에 대해 속도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각 시도경찰청에 속도를 완화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파악해보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안전속도 5030은 도심지역 간선도로는 시속 50km,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30km 이내로 통행 속도를 제한하는 정책이다. 보행자 안전과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전면 도입됐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역 내 안전속도 5030 구간은 모두 831곳으로 767.6km에 달한다. 이 가운데 50km 구간이 305곳, 30km 구간이 234곳이다. 나머지 구간 292곳은 도로 여건을 고려해 대구경찰청장의 판단으로 40km, 60~80km로 조정됐다. 제한속도가 60km인 달구벌대로가 여기에 해당한다.
시행 초기부터 불만이 많았던 운전자들은 하루빨리 속도가 완화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특히 짧은 구간에 제한속도가 여러 차례 바뀌는 구간이 많아 혼란스러운 경험이 많았다. 예를 들어 동구 큰고개오거리~아양교사거리까지 아양로 1km 구간은 제한속도가 세 차례 바뀐다.
큰고개오거리에서 제한속도 50km로 시작해 동구청 앞에서 시속 40km로 줄어들었다가 아양초교를 지나면 50km로 높아진다. 또 아양교를 지나면 다시 40km로 낮아진다.
김모(52) 씨는 "거리가 얼마 되지도 않은 구간에 속도 변화가 잦아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렸다 떼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안전속도 5030으로 차량 간 접촉 사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행자들 사이에선 속도를 완화할 경우 줄어든 교통사고가 다시 급증한다고 우려했다. 실제 안전속도 5030이 실시된 지난 2021년 4월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구의 교통사고는 8천540건, 사망자 수는 55명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 9천553건, 82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 시행 후 각각 10%, 30%가량 감소했다.
양모(40‧수성구) 씨는 "차량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제한속도를 낮춰야 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며 "스쿨존 속도도 오른다는 말이 있는데 아이를 비롯해 보행자들의 안전은 어디에 있는 건지 알 수 없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구경찰청은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매뉴얼에 따라 완화 구간을 설정할 방침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제한속도가 50km인 일부 구간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대구는 일률적으로 50km 또는 30km로 제한했던 타시도와 달리 당초 조정된 구간들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추가 완화되는 곳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