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질병 아니라더니…22개국·400명 이상 확진된 '원숭이두창'

입력 2022-05-29 17:03:31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해외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 원숭이 두창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해외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 원숭이 두창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연합뉴스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벌써 400명이 넘었다. 발생 국가도 22개국에 달할 만큼 광범위한데다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세계보건기구가 비상에 걸렸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6일 영국에서 첫 감염자가 보고된 이후 23일 만에 20여개 국가로 확산되고 환자 수도 4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으로 원숭이두창 환자는 22개 국에서 403명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영국과 스페인이 106명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보고됐다. 이어 포르투갈(74명), 독일(21명), 이탈리아(12명), 네덜란드(12명) 등 유럽 전역에서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는 캐나다에서 26명, 미국은 9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중동, 중남미로도 번지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각각 1명씩의 감염자가 나왔고 아르헨티나에서도 2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원숭이두창은 기존 두창, 천연두 백신으로 85% 이상 예방이 가능하고 시도포비어, 브린시도포비어, 타코비리마트, 백시니아 면역글로불린 등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한 치료법도 있다.

또 원숭이두창은 에어로졸을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코로나19보다 전염력도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환자의 병변이나 체액을 직접 접촉하는 방식으로 주로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를 독일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RKI)가 2004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현재까지 영국 내 20건을 포함해 유럽과 미국, 호주, 이스라엘 등 12개국에서 92건의 감염과 28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 제공. 마케팅 및 광고 금지] 연합뉴스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를 독일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RKI)가 2004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현재까지 영국 내 20건을 포함해 유럽과 미국, 호주, 이스라엘 등 12개국에서 92건의 감염과 28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 제공. 마케팅 및 광고 금지] 연합뉴스

이는 당초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에 대해 "크게 경계해야 할 질병이 아니다"고 밝힌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확산세가 커지자 WHO도 긴장하고 있다. 실비 브리안드 WHO 국제감염위험대책 국장은 지난 27일 "우리가 빙산의 정점에 있는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여전히 확산세의 아주 이른 시작에 있다"면서 "앞으로 며칠간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리아 반 케르코브 WHO 기술팀장도 지난 26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는 각국에 감시를 강화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유사한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발열과 두통, 근육통, 수포성 발질 등 증상이 2~4주간 지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