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부터 머슴까지, 포항 이색 후보들 눈길

입력 2022-05-29 15:36:56

슈퍼맨 코스튬 입은 이석윤(포항 카선거구) 후보 ‘누구든 부르면 달려가겠다’
‘동네 일 다 맡겨달라’ 지게꾼 차림의 채영우(포항 다선거구) 후보 머슴 자처해

'든든한 히어로를 뽑을까. 일 잘하는 머슴을 뽑을까.'

6·1 지방선거 앞두고 포항지역 후보들의 이색 홍보전이 선거 막바지에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슈퍼맨 복장을 장착한 후보부터 하루종일 지게를 짊어지고 동네 머슴 노릇을 자처하는 후보까지 나름의 '특별 전략'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포항 기초의원 카선거구에 출마한 이석윤 후보가 슈퍼맨 복장을 착용한 채 유세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 기초의원 카선거구에 출마한 이석윤 후보가 슈퍼맨 복장을 착용한 채 유세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 카 선거구(남구 효곡·대이동) 기초의원에 출마한 이석윤 후보(국민의힘)는 요즘 슈퍼맨 복장을 입고 동네 곳곳을 누비고 있다.

'무엇이든 척척. 우리동네 슈퍼맨'이 이 후보의 선거 모토이다.

이 후보가 처음 슈퍼맨 복장을 생각해낸 것은 지난 2018년 초선에 도전할 때. 당시 '신인으로서 얼굴을 알릴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이 후보는 우연히 본 히어로 영화의 포스터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 후보는 히어로처럼 동네의 궂은일을 찾아 다닌다. 산책로의 의자가 망가졌거나 운동기구가 낡아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이를 고친다.

지난해 7월에는 교통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운전자를 직접 병원으로 후송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일부에서는 재선의원의 권위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 주민들이 좋아하시는데 권위는 무슨 권위냐는 생각에 올해도 슈퍼맨을 하기로 했다"면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이다. 즐겁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 기초의원 다선거구의 채영우 후보가 머슴 복장에 지게를 짊어지고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 기초의원 다선거구의 채영우 후보가 머슴 복장에 지게를 짊어지고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 다 선거구(북구 용흥·우창동)에 출마한 채영우 후보(무소속)는 지게를 짊어지고 하얀 한복차림을 한 채 유세를 펼치고 있다.

'머슴일을 하는 지게꾼'이 채 후보가 스스로에게 붙인 별명이다.

번듯한 선거사무실도 마다하고 간이천막으로 캠프를 꾸려 길바닥 생활을 자처하기도 한다.

'선거비용도 모두 혈세인데 머슴이 주인(유권자) 돈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뜻에서다.

채 후보가 처음부터 정당 공천을 바라보지 않고 곧바로 무소속을 선택한 것도 비슷한 이유이다.

정당의 간섭을 받지 않고 오직 주민만 바라보겠다는 의지이다.

채 후보는 "많은 정치인이 선거철에만 일꾼을 자처하고 이후에는 오히려 상전처럼 군다.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는 유권자가 꼭 주인이어야 한다"면서 "동네의 모든 힘든 일을 지금 이 지게에 짊어지겠다. 머슴처럼 부려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