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는 풍성했다. 군사동맹에 경제 안보와 기술동맹이 결합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확대·발전하게 됐다. 우선 양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공동 목표로 재확인하고 미국은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 능력을 포함해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을 동원해 한국에 대한 확장 억제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고조되는 핵·미사일 위협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컴퓨터 게임'으로 전락시킨 한미 연합훈련도 훈련 지역 범위와 규모를 확대해 재개하기로 했다. 동서해 및 남해 공해상에서도 훈련을 하고 실제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대규모 훈련을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재가동에 합의했다.
양국은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 등 핵심·신흥 기술 협력과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도 공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6월 중 미국 주도 공급망 회의에 참석하고 윤 대통령 방미 때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 개최를 추진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가안보실 간 경제 안보 대화 출범, 공급망 촉진을 논의하는 정례적인 장관급 공급망·산업대화 설치에 나서기로 했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공동개발협력, 한미 원자력고위급위원회(HLBC) 재가동, 해외 원전시장 공동 진출 합의 등 원전 분야 협력도 큰 성과다. 문 정권의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위기에 놓인 우리 원전산업이 재부흥해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원전 수출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더 확대될 것이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한미 간 포괄적 전략동맹을 위해 필요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는 역내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경제협의체로 미국이 주도하는 '가치동맹'의 중심축이다. 그 함의는 중국 견제다. IPEF 자체는 물론 한국의 참여에 중국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유다. '가치동맹'에 합류하면서도 중국과의 갈등 방지에 세심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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