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악당' 언급한 광주 현수막 훼손범은 20대 '취객'…추가 훼손 사례도 2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후문 앞 거리에서 전날 고의 훼손된 광주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다시 달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에서 국민의힘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고의로 훼손한 범인은 20대로 술에 취해 '걸리적 거린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0일 국민의힘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잇달아 고의 훼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대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전 4시 30분쯤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후문에 내걸린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와 곽승용 광주 북구의원 후보의 현수막을 자전거 잠금장치의 열쇠로 찢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 자신의 자전거 근처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의 현수막 훼손 장소를 방문, 후보들과 함께 새 현수막을 내걸고 지원 유세를 펼쳤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현수막을 날카로운 흉기로 찢고 갔다는 그 사람은 광주시민이 아니다"며 "그 사람(범인은) 광주 정신이 전국 여기저기에 깃들이도록 하자는 대통령의 말씀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아니면 그것에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그저 '악당'일 뿐이다"고 적기도 했다.

이 대표가 현수막을 이날 다시 걸고 간 뒤, 북구 매곡동에서 주기환 후보의 현수막이, 신안동 곽승용 후보의 현수막이 추가로 훼손된 채 발견됐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광주를 찾아 훼손된 현수막 대신 새 현수막을 다시 걸었으나, 이후 추가 훼손 사례가 발견돼 오는 21일 다시 광주를 찾기로 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오늘 광주에 현수막 재게첩 하고 왔는데 또 누가 다른 현수막을 광주에서 찢었다고 한다"며 "오늘도 새벽에 금호고속을 타고 (광주로) 다녀오겠다. 광주로 선거기간 내내 새벽에 다녀오더라도 우리 후보들을 지켜주겠다"고 했다.

이 두 건의 훼손 사례를 추가 신고한 곽승용 구의원 후보는 "(매곡동 주기환 후보의 현수막 훼손도) 방금 훼손된 제 것과 마찬가지로 줄을 잘라서 동일범 소행이 아닐까 싶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경찰 수사 결과 매곡동 훼손 사례는 주변 상가 주민이 현수막을 일부러 풀어 놓은 것으로 파악돼 이동 설치 후 사건은 종결 처리될 예정이다.

신안동 훼손 사례는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고의 훼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