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따리] ‘한 그루 나무 서른 송이 꽃들’ 外

입력 2022-05-19 10:54:40 수정 2022-05-21 06:53:56

◆한 그루 나무 서른 송이 꽃들(곽흥렬 외 30인 지음/ 맑은샘 펴냄)

지난 20년간 후진 양성에 힘써온 곽흥렬 수필가가 그동안 키워낸 제자 30명의 수상 작품을 한 데 모아 책으로 엮었다. '한 그루 나무, 서른 송이 꽃들'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곽 작가의 수상작으로 꾸렸고, 2부는 신춘문예 당선작, 3부는 일반 공모전 수상작, 4부는 주제가 주어진 공모전 수상작으로 구성됐다. 모두 48편의 작품이 실렸으며 금상 혹은 최우수상 이상의 당선작들만 추려 완성도를 높였다.

곽흥렬 수필가는 오랜 기간 대구경북과 부산, 그리고 경남 등지에서 수많은 제자를 양성해왔다. 곽 작가는 '펴내는 말'을 통해 "수필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독자와 작가 지망생, 그리고 이런저런 문학 공모전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창작 방향을 제시하는 하나의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322쪽. 1만6천원.

◆바위의 꿈(김미선 지음/ 시와반시 펴냄)

김미선 시인의 시집 '바위의 꿈'이 시와반시 시인선 17로 발간됐다. 2007년 '섬으로 가는 길'과 2016년 '닻을 내린 그 후'에 이은 이 시집은 시인이 일관되게 추구해 온 유목 의식의 극복을 통해 두레의 회복을 염원하고 있다. 경남 통영의 작은 섬 함박도에서 태어나 성장한 시인은 대구라는 대도시에 살면서도, 이제는 사라져 버린 섬을 우리가 돌아가야 할 낙토로 설정해 순수한 서정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발문을 쓴 나호열 평론가는 "김미선 시인이 추구하는 삶의 원형은 위선이 없는 생명의 땅, 섬에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며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경쟁을 넘어서는 광활한 바다에 기대어 살면서 자연에 감사하고 절로 무욕을 몸에 지니게 되는 삶. 서로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익명성이 허락되지 않는 삶"이라고 평했다. 쉬운 듯 보여도 날카롭게 삶의 정곡을 찌르는 시인의 운율은 우리에게 맑은 공기와 같이 쉼의 미학을 보여준다. 141쪽. 1만원.

◆그게 궁금하다(최중수 지음/ 도서출판 서경 펴냄)

경북 안동 출신의 최중수 수필가의 신작. 1993년 '문예한국' 신인상으로 등단해 일곱 번째 수필집을 내놓았다. 책은 '백도가 익을 무렵', '간 큰 늙은이', '변심보다 두려운 변이', 대장 검객의 파안대소', '제3차 세계대전' 등 모두 5부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표제작 '그게 궁금하다'에서 어제 일처럼 눈에 선한 아날로그 시대가 저물고 디지털 시대로 들어선 것에 대한 격세지감을 이야기한다. 1971년 공직에 입문했다는 그는 오늘날의 행정복지센터를 바라보며 과거 호적등본과 제적등본을 볼펜으로 쓰던 시절을 떠올린다. 훗날 글쓰는 일마저 인공지능에 빼앗긴다면 "백수에서 '백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발상이 실소를 머금게 한다. 220쪽. 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