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없던 내용 즉석에서 연설…여야 정치권 광주 총집결
대통령과 정부 인사, 여야 의원 등 우리나라 정치권이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식'에 총집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새 정부 장관들, 대통령실 참모진, 이준석 대표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KTX 특별열차'를 함께 타고 광주로 총출동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9명 가운데 코로나19나 지방선거 관련 출장 등 사정이 있는 일부 의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원이 참석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며칠 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이날 기념식 동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은 이날 기념식 마지막 식순에서 이례적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금까지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슈에 거리를 뒀던 보수정권에서 공식적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보수 정권에선 노래를 식순에서 제외하거나 합창단 합창으로 대체했었다.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해 100여명의 의원 등이 대거 기념식에 참석, 국민의힘과의 기세전에서 밀리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다. 그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오월 정신을 강조했다.
또 "오월의 정신은 지금도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다"며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책임 있게 계승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후손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출발"이라며 "오월 정신이 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세계 속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5·18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이라며 헌법 수록을 약속한 바 있어 같은 맥락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목은 애초 원고에 없던 내용으로 윤 대통령이 광주로 가면서 떠오른 생각을 즉석에서 포함시켰다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의 전언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늦게까지 초안을 7차례나 직접 퇴고하며 기념사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광주로 향하면서 1963년 6월 베를린을 방문한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유명한 연설을 떠올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5·18 유공자 유족과의 비공개 환담 자리에서 앞으로 매년 광주 5·18 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환담 후 윤 대통령은 유가족 단체와 함께 보수 진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을 통해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민주의 문'은 5·18 희생자들이 묻힌 민주묘지의 정문이다.
※케네디 대통령이 당시 베를린 시민들을 상대로 한 연설. "2천년 전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로마 시민이다' 였습니다. 이제 자유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 입니다. (중략) 모든 자유인은 그들이 어디에 살더라도 베를린 시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자유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말하겠습니다.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