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대학 살려야 인구 유출 막을 수 있다

입력 2022-05-13 05:00:00

대구경북 총인구가 500만 명 선이 붕괴된 데 이어 최근 10년 사이 대구경북 지역의 대학 신입생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신입생이 감소하면 지역 대학은 존폐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지역 대학의 위기는 지역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대책 마련이 급하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지방자치 정책 브리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대학의 입학생 수는 10년 전보다 8.2% 감소했다. 울산은 10년 만에 신입생이 17.9% 줄었고, 다음으로 경남(-16.6%)과 전남(-16.4%), 경북(-15.6%) 등의 순이었다. 특히 대구(-8.5%)는 특별·광역시 7곳 중 울산과 부산(-11.3%) 다음으로 신입생 감소 폭이 컸다. 수도권인 서울(0.9%)과 인천(1.8%)은 오히려 신입생이 늘었다. 이는 대구경북의 신입생들이 수도권으로 몰려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 집중 현상의 심화에 따라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 닫는다'는 말을 뒷받침하는 수치다.

지역 대학의 위기는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수도권 청년의 수도권 이동은 2단계로 이뤄진다. 대학 진학 단계에서 1차 인구 유출이 일어나고, 구직 단계에서 2차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과 직업 등의 이유로 지역을 떠난 청년들의 귀환율은 매우 낮으며, 청년 유출은 지역 활력 저하의 주요 원인이다.

지역 인구 유출을 막는 '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 대학을 살려야 한다. 지역 대학은 지역사회 혁신을 리드하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지역 대학의 존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도록 지역 대학에 모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역 단체장들도 지역 대학 살리기에 힘을 모으고, 지역 대학들도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해야 한다. '댐'이 무너져 지역의 근간이 흔들리기 전에 예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