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쾅쾅 폭풍우 치는 밤에는(막달레나 기라오 쥘리앙 글·크리스틴 다브니에 그림·라미파 옮김/ 한울림어린이 펴냄)
깊은 밤, 비가 쏟아지자 무서워진 족제비는 등불을 들고 이웃 두더지네로 달려간다. "문 열어 주세요! 비 오는 밤에는 둘이 함께 있으면 덜 무섭잖아요." 둘은 잠시 마음을 놓지만, 빗줄기는 더 굵어진다. 그렇게 숲속 동물들은 오소리네 집, 토끼네 집, 여우네 집으로 달려가며 무서운 밤을 함께 견딜 친구를 찾는다. 그렇게 아홉 마리의 동물이 모이게 되고 남은 곳은 덩치 크고 사나운 곰의 동굴뿐이다.
'우르르 쾅쾅 폭풍우 치는 밤에는'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동물들이 이웃집으로 달려가는 장면이 반복되고, 친구들이 하나씩 모이는 장면이 반복되는 그림책이다. 안정적인 반복 구조 끝에는 뜻밖의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토도독 토도독', '우르르 쾅쾅' 등 다양한 의성어를 사용해 읽는 재미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생명을 먹어요(우치다 미치코 글·모로에 가즈미 그림·김숙 옮김/ 계림북스 펴냄)
인간이 숨 쉬고 살아가는 과정은 곧 다른 생명을 먹는 일이기도 하다. 껄끄러운,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다. 그 때문일까. 식탁 위에 오른 음식이나, 깔끔하게 손질된 식자재를 보면서 이것이 한때는 살아 움직이던 생명체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림책 '생명을 먹어요'는 도축장에서 일하는 사카모토를 통해 생명을 먹는 우리의 태도에 질문을 던진다. 사카모토 씨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직업이 싫었다. 도축업이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건 잘 알지만, 죽기 직전의 소와 눈을 마주칠 때마다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든다. 저자는 사카모토처럼 생명을 죽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괴로움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낸다.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생명과 먹을거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져주는 책이다.

◆나의 비밀(이시즈 치히로 글·기쿠치 치키 그림·황진희 옮김/ 주니어랜덤 펴냄)
"있잖아, 난 더하기 빼기를 자꾸 틀려. / 하지만 이렇게 커다란 그림은 잘 그릴 수 있어." 아이는 자신이 잘하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말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의 비밀을 말하는 아이를 보고 있자면 나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나아가 그것들을 당당히 말하는 아이가 얼마나 용기 있는지, 또 사랑스러운지를 느낄 수 있다.
일본도서관협회 선정 도서인 '나의 비밀'은 반복되는 우율과 리듬감이 돋보이는 짤막한 글에 강렬한 색감과 붓터치의 그림이 조화를 이루는 그림책이다. 아이가 잘 못하는 것을 말할 때는 글과 그림이 한 쪽씩 나뉘어 있고, 잘하는 것을 말하는 장면은 면을 꽉 채운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다. 아이의 마음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장치 중 하나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위축되고 작아진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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