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 마스크 시대…구미 마스크 제조업체들의 깊어지는 한숨

입력 2022-05-02 16:16:31 수정 2022-05-02 20:31:25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마스크 수요 급감 예상, 자구책 마련 고심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마스크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최근 2년여 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마스크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폐업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마스크 제조업체가 급격히 늘어나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진 데다 '탈(脫)마스크' 시대까지 찾아오면서 수요 급감으로 존폐 기로에 놓인 분위기다.

산업도시 구미의 경우 2년 전 마스크 '반짝 특수' 때부터 생겨난 마스크 제조업체는 100여 곳에 달한다.

하지만 제조업체 난립으로 출혈 경쟁이 벌어지는 등 수익성 악화로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 현재 20여 곳이 남았다.

현재 영업 중인 마스크 업체들도 악성재고의 덤핑처리 물량 등으로 마스크 공급가격이 크게 하락한데다 실외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풀리면서 수요마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구미산단 내 한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마스크 공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물량이 대량으로 풀리면서 가격 하락이 심각했고, 줄줄이 폐업한 공장들의 '땡처리 마스크'까지 쏟아져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젠 탈 마스크 시대마저 도래해 어떻게 업을 이어갈지 고민"이라고 한숨지었다.

또 다른 업체 한 관계자는 "마스크 생산 설비에 대당 1억5천~2억 원의 돈이 들어 섣불리 업종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 최근 생산물량을 줄이며 간신히 버텨 나가는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2020년 말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도 내 마스트 제조업체 18곳이 힘을 합쳐 설립한 경북K방역협동조합의 회원사도 최근엔 13곳으로 줄었다.

이곳 회원사들은 최근 국내 마스크 구매 감소에 대비해 해외 온라인 쇼핑몰 진출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방역 분야로 사업 비중을 조정하며 힘겨운 대응을 하고 있다.

장기태 경북K방역협동조합 이사장(한솔메디텍㈜ 대표)은 "마스크 수요가 줄어도 병원·보건소 등 기본적인 수요는 있을 것이고, 외국의 경우 마스크 수요가 아직 꾸준한 곳이 많아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악성재고가 어느 정도 소진되면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보여 생산물량을 조절하며 '버터기 작전'이란 심정으로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