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일 법안소위 회의록…대검 "피해자 목소리 고려해달라, 그렇지 않으면 과오 남기는 것"
'부패범죄 수사역량 축소' 우려에 민주당 "합의문에 따라 가능케 할 것, 좀더 논의해 봐야"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이른바 '검수완박법'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 심사 과정에서 검찰이 '위헌'이라고 지적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하지 말라는 얘기냐"고 질책하며 몰아붙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연합뉴스는 법사위 소속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지난 25∼26일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 회의록에서 예세민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등 대검 간부들이 법안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줄곧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25일 예 부장은 "영장청구는 가장 대표적인 수사 행위이고 헌법상 검사는 영장청구권자이기 때문에 헌법상 검사는 수사권자임이 문언상 명백하다"며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에 따른 합의문 1항과 같이 '검수완박'으로 하는 방향은 위헌"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패범죄만 검찰 수사영역으로 남기고 공직자 범죄는 경찰에 넘기는 것에 대해 "보통 부패범죄라고 하면 뇌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뇌물을 받고 직권을 남용하거나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는 등 다른 범죄도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뇌물만 검찰에서 수사할 수 있고 나머지는 수사할 수 없다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적극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 박주민 법안심사1소위 위원장은 '위헌' 주장에 대해 "그건 의견을 준 게 아니라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김남국 의원도 부패범죄 수사 역량이 축소된다는 주장에 "합의문에 따르면 그게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뒤에 가서 논의를 더 해 봐야 한다. 저는 관련 범죄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단독 의결로 끝난 26일 회의에서는 양측 신경전이 더욱 날 서있었다.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자 민주당 김영배·이수진 의원은 "표결합시다"라며 소위를 마칠 것을 촉구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며 "이 중요한 것을, 검찰에서도 위헌성 얘기를 하고 위헌 의견이 많다"고 주장하자 이 의원은 "(위헌이라 생각한다면) 헌재로 가서 판단 받으시라. 제발 이제 표결 좀 합시다. 우리 다 퇴장하기 전에"라고 재차 압박했다.
예 부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민주당 단독 처리를 눈앞에 두자 "대검을 대표해서 한 말씀만 올리겠다"고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박 위원장은 "기조부장 말씀을 마지막으로 듣고 의결하도록 하겠다"고 발언권을 줬다.
예 부장은 성폭력 범죄나 스토킹 범죄 가운데 경찰 송치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다가 여죄를 찾는 사례를 일러 "지금 이런 법이 통과된다면 그런(경찰 수사 때 드러아지 않은) 피해자들을 누구도, 검사들은 절대로 구제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런 시스템을 누가 만들었느냐? 여기 계시는 민주당 의원님들이 만든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그런 결과에 대해, 피눈물 흘리는 피해자들 앞에서 여기서 결정하는 것을 진지하게 눈과 눈을 마주치며 설득할 수 있으면 이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했다.
그는 또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생각이 있다면 공청회라도 만들어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친 다음에 결정해달라.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 형사사법 역사에 있어 크나큰 과오를 남기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법무부 고위 간부들도 '다시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구자현 법무부 검찰국장은 "제안 이유를 포함해서 왜 이렇게 돼야 하는지 이유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제가 어디에다 설명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인 주영환 법무부 기획조정실장도 의결 직전 "짧은 시간만 허용해 달라"며 발언권을 요청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저희가 국회라는 특성이 있다. 죄송하다. 양해를 좀 해 달라. 저희가 의결 절차로 좀 들어가야 한다"며 발언을 허용하지 않은 채 심사를 마치고 법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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