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회의서 재논의 입장…민주당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 가동하며 실력행사 나서
지방선거 앞두고 있어 양측 명분 싸움 치열한 전망, '예비 여당의 무책임한 말 바꾸기 vs 현 정권 비리 덮으려는 꼼수'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가까스로 봉합됐던 여야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공방이 다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곧 국정을 책임질 국민의힘이 여야합의를 '없던 일'로 하자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태도변화에 '여야 협치를 부정하는 도발'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실력행사'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견제세력을 도려내려는 정치권의 야합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정치권에선 '예비 여당'의 말 바꾸기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민주당의 공격과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지렛대로 정국을 돌파하려는 국민의힘 맞대응이 격렬한 충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지난 22일 여야가 합의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재논의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준석 대표는 "중재안에서 '공직 선거, 공직자 범죄'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에 국민적 우려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것을 바탕으로 재논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오늘 최고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역시 이날 대변인을 통해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정답이 뭔지 깊이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 바란다"며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기 때문에 거대 여당이 국민이 걱정하는 가운데 입법 독주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로써 중재안은 여야합의 사흘 만에 휴지조각이 됐다. 합의파기에 대한 당 차원의 유감표명은 없었다.

이에 민주당은 보름 후면 집권당이 되는 국민의힘의 약속불이행을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원내 171석의 힘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당장 이날 저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를 소집했다.
민주당 소속 박주민 소위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소위 안건은 10건인데 여야가 합의한 의장 중재안이 있어 10건 다 심사하기보다는 조정안 중심으로 심사하게 될 것 같다"면서 "현재 의장 입장은 중재된 대로 해달라는 것이다. 중재안 중심으로 논의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전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의 공언대로 '오늘까지 양당이 조문을 제출하면 국회 법제사법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 심사를 통해 (이번 주) 목요일 또는 금요일 중에 (본회의)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민주당 내부에선 의장 중재안을 수용한 통 큰 양보가 독이 돼 돌아왔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오고 있어 여야의 정면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여야 모두 여론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면 여야가 검수완박 처리를 둘러싼 공방 과정에서 명분싸움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약속파기를 강조하면서 강행처리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릴 공산이 크고 국민의힘은 검수완박이 정치권 견제세력을 무력화하는 한편 현 정부의 비리를 덮는데 악용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말 바꾸기 부담에도 전면전으로 전환한 이유는 그 만큼 우리 국민들의 정치불신이 깊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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