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수완박 법안 ‘야합’…야당은 민심 무서운 줄 알아야

국민의힘 지도부가 25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대해 "선거 범죄와 공직자 범죄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재논의하기로 결론 내렸다. 여야 원내대표가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한 지 사흘 만에 합의안 파기를 주장한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합의 파기 시 즉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검찰 개혁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합의한 것이 잘못이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민주당 단독 입법을 막을 수 없다면 검찰 수사권 폐지에 유예를 두는 '중재안'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 있었다고 한다. 또 윤석열 정부 첫 인사청문회와 향후 정부조직법 개정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라도 '합의안'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 '야합'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22일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검수완박 중재안'이 통과된다면 당장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발생할 수많은 선거 관련 사건이 부실 처리될 것이 뻔하다. 무엇보다 국회의원들, 고위공직자들은 이제 검찰 수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국회의원들이 법을 만들어 검찰이 자신들을 수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타락과 오만의 극치다. 주지하다시피 경찰은 현장 범죄에, 검찰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강하다. 복잡하고 교묘한 화이트칼라 범죄는 검사, 변호사, 판사 등 법률 전문가들이라도 해당 분야 전문이 아니면 제대로 들여다보기 어렵다. 바쁘게 뛰어다니는 현장 경찰에게 복잡하고 촘촘한 법적 절차를 완벽하게 요구하기도 힘들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겠다면 그렇게 하라. 국민적 반대와 대법원, 학계, 변호사 단체, 시민 단체 등이 모두 반대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단독 처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5월 3일 국무회의에서 공포하도록 하라. 그래서 국가를 타락시키고, 범죄자를 보호하며, 국민에게 피해를 안기는 법안을 졸속으로 만든 책임을 오롯이 지도록 하라. 야당은 현 '검수완박 법안'에 결코 동의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