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자녀 '의대편입 평가' 교수들, 후보자와 논문 49건 공저

정 후보자와 면접관으로 참여한 교수까지 4명이서 함께 참여한 논문도 5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딸 정모 씨의 경북대 의대 편입 시험 당시 구술평가에서 만점을 준 교수 가운데 2명이 정 후보자와 최근까지 35편의 논문을 공저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 후보자 아들에게 만점보다 1점 모자란 점수를 준 교수 한 명도 정 후보자와 14편의 논문을 함께 썼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 편입 시험에서 총 9명의 구술평가 심사위원 가운데 3명의 교수가 한 고사실에서 정 후보자의 딸에 만점인 20점씩을 줬다고 18일 밝혔다.

이들 3명 가운데 A 교수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정 후보자와 11편의 논문을 공저해 대한외과학회지나 해외 학술지에 실었다.

또 B 교수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총 24편의 논문을 정 후보자와 함께 썼다. 그는 이듬해 정 후보자 아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 시험에서도 서류전형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30점 만점에 29점을 매겼다.

B 교수는 정 후보자의 딸의 의대 편입 시험이 열린 2016년에는 정 후보자와 논문을 2건 공저했고, 아들이 응시한 2017년에는 3편의 논문을 함께 썼다.

나머지 1명은 논문을 함께 쓰지는 않았으나 2017학년도 편입 시험을 치른 2016년에 경북대 의대 부학장으로 재직했다.

2018년도 경북대 의대 편입 시험에서 정 후보자의 아들 정 씨에게 만점(20점)에 가까운 19점을 준 C 교수도 정 후보자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총 14편의 논문을 공저했다.

19점은 평가위원 9명이 정 씨에게 준 점수 중 최고점이다.

C 교수는 정 후보자의 자녀들이 시험을 본 2016년에는 논문 2편을 정 후보자와 공저하고, 2017년에는 3편의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정 후보자의 딸에 만점을 준 A·B 교수, 아들에 19점을 준 C 교수와 정 후보자까지 총 4명이 동시에 논문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도 5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위암이나 암 치료 요법 논문이다. ▷2009년 일본 암 관련 학술지에 한 건 ▷2012년 5월 대한외과학회지에 게재한 위암 관련 논문 한 건 ▷같은 해 11월·2014년 6월·2018년에 해외 학술지에 들어간 논문 등 이다.

A·B 교수는 칠곡경북대병원, C 교수는 경북대병원에서 종양내과를 담당한다. 이들은 위암 분야에서 활동해 온 정 후보자와 최근까지도 함께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긴밀하게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같은 직장 동료 간의 협업은 의료계에서 비일비재한 일인데, 편입 심사 과정에서도 친분이 작용하지 않았는지 국민들은 궁금해 한다"면서 "의대 편입 입시에서 편법이 작용하지 않는 방안을 만드는 게 중요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