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유영하 단일화 첫 회동…공감대만 확인한 채 소득없이 끝나

입력 2022-04-17 21:06:28 수정 2022-04-17 22:12:23

김재원, 대구시민 여론조사 50%, 책임당원 50% 등 방식 제안
유영하 "단일화 제의 높게 평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
유영하 측, 사실상 '후보 간 담판' 요구하며 물밑 협상 중
김재원 전격 단일화 제안에 洪 견제 노린 尹心이라는 분석도

김재원, 유영하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17일 오전 천주교 대구대교구 계산성당을 찾아 부활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김재원, 유영하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17일 오전 천주교 대구대교구 계산성당을 찾아 부활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 나선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경선 경쟁자인 유영하 변호사에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가운데 17일 저녁 두 사람이 전격 회동했으나 소득없이 돌아서면서 향후 후속 논의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두 후보는 이날 저녁 7시30분 대구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회동했으나 후보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만 확인하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유 변호사는 이날 매일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로 얘기를 나눴고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도였다"고만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16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대구시민이 시장선거를 걱정하는 이 황망하고 절박한 시기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마음으로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이 대의(大義)에 이르는 길"이라고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이 1위를 달리며 독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반(反)홍준표' 전선을 제안한 것이다.

그러면서 유 변호사에게 ▷대구시민 여론조사 50%, 책임당원 투표 50%를 합산한 결과로 단일 후보 결정 ▷책임당원 투표는 안심번호 당원 명부를 활용해 양자대결 여론조사로 갈음 등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을 제시했다.

또 그는 "여론조사 사전신고기한 등을 고려하면 17일까지 단일화 협상이 타결되고 18일에 여론조사기관 선정·신고가 이뤄져야 21, 22일 실시되는 경선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시작 전날인 20일에 단일화 여론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엄중한 상황에서 1초의 시간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며 "비상식적인 주장만 없다면 단일화 과정은 어렵지 않다. 유 후보의 답변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구시민과 당원동지들의 애정 어린 충고를 받아들여 김재원 예비후보가 단일화 제의라는 결단을 내리신 것을 높게 평가한다"며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화 제의가 들어오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당 경선이 임박한 만큼 김 후보와 허심탄회하게 대구 시민을 위한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논의한 뒤 결과를 알려드리겠다"고 화답했다.

그간 김 전 최고위원은 "유 변호사와는 출마 경위와 지향점이 다르다"며 후보 단일화에 선을 그어왔다.

앞서 유 변호사가 김 전 최고위원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단일화를 제안하면) 거절할 생각은 없다"고 밝히자, 김 전 최고위원은 이달 5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단일화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재원, 유영하, 홍준표
김재원, 유영하, 홍준표

하지만 현재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이 홍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 유 변호사간 3파전 구도로 짜인 상황에서 '친박계' 김 전 최고위원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 변호사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홍 의원의 독주를 위협할만한 '반(反)홍준표' 전선이 구축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친윤'을 강조하고 있는 김 전 최고위원이 단일화를 전격 제안하자 홍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윤심(尹心)'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현재 김 전 최고위원이 제안한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을 두고 두 사람간 이견이 강한 상황이라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