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동훈 법무장관' 두고 "노골적 정치보복 선언"

입력 2022-04-13 16:29:18 수정 2022-04-13 19:08:36

민주당 의원들 격앙…SNS 비판 잇따라
"공정 아닌 공신 챙겨…검찰 사유화 독재시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급)을 지명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노골적 정치보복 선언"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 담당 간사단 회의에서 "입만 열면 공정과 상식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공정'이 아닌 '공신'을 챙겼고 상상을 초월했다"며 "통합을 바라는 국민에 대한 전면적이고 노골적인 정치 보복 선언"이라고 한 후보자 인선을 비판했다.

이어 그는 "측근을 내세워 검찰 권력을 사유화하고 서슬 퍼런 의도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대통령 권력을 내려놓겠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을 없앤다더니 한동훈으로 하여금 법무부 장관이자 민정수석 역할까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병원 의원도 "통합과 협치를 하겠다더니 정치 보복과 살생의 칼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이 인사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냐"면서 "책임총리는 철저한 허상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검찰 사유화 독재시대를 열겠다는 당선인의 뜻을 한덕수 총리 후보자가 받아들여서 함께 의기투합해 재청한 게 맞는지 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의 한 후보자 지명 비판 메시지가 잇따랐다.

최강욱 의원은 "검찰 정상화에 대한 대응으로 가장 윤석열다운 방식을 택한 묘수"라며 "역시 최대 공로자답다"고 비꼬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선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도 "한동훈, 고귀한 검사장에서 일개 장관으로 가는군요"라며 "4·19혁명 이후 박정희의 군사쿠데타가 있었고, 촛불혁명 이후에는 윤석열의 검찰쿠데타가 반복됐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자가 과거 사석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두고 "일개 장관"이라고 한 것을 되치기한 것이다.

박완주 의원은 "눈을 의심했다. 한 검사장은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관계자이자 당선인의 최측근"이라며 "2년 간 입을 꾹 다물고 수사에 비협조 하며 휴대전화 비밀번호와 함께 '누군가'를 지킨 보상 인사라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기사 링크를 공유하고는 "경악, 믿어지지 않는다. 한동훈 윗 기수들 다 나가란 뜻?"이라고 적었다. 검찰에는 검찰총장이 지명되면 동기와 그 윗 기수는 '용퇴'라며 '옷'을 벗는 관행이 있는데 사법연수원 27기인 한 후보자가 김오수 검찰총장(20기)의 한참 후배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여기에 김광진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은 "사람에게 충성하라. 나에게 충성하면 모든 것을 허하노라, 이런 거군요"라고 했다. 한 후보자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윤 당선인의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차용해 이번 인선을 비판한 것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한 후보자 지명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정당성을 입증했다고 판단, 전날 당론으로 채택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