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해제 이후에도 여전히 인후통·기침에 무기력증, 피로감 호소하기도
6개월 전 코로나19 감염됐던 대구 내 완치자 91.3%가 "후유증 있다"
정부, 코로나19 확진자 1천명 후유증 추적조사 나서

#대구 달서구에 사는 A(17) 양은 지난 2월 14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3일 동안 열과 인후통, 근육통에 시달리다 차차 증상이 완화됐다. 그러나 격리 기간이 풀린 뒤에도 목이 붓는 등 목감기 증상이 있었고 잦은 기침으로 학원 등 외부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후유증은 한 달이 지난 지난달 중순쯤에야 사라졌다.
#직장인 B(27) 씨는 지난달 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14일 자정까지 격리 조치를 받았다. 격리 기간이 해제된 이후에도 인후통과 기침, 가래 등 증상이 일주일간 지속됐다. 열흘 뒤엔 심각한 두통과 고열이 발생해 결국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B씨는 "후유증으로 출근을 못해 상사의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감염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 3월 확진자가 대거 쏟아지면서 '롱코비드'(Long COVID)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 것으로 전망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증한 감염자, 후유증 호소도 늘어
3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구의 코로나19 완치자는 40만4천368명으로, 2월 말 8만5천845명에서 급증했다. 1월 말 기준 완치자는 2만6천283명에 불과했다. 최근 두 달 사이 완치자가 15배나 늘어난 것.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완치 후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는 일명 롱코비드로 불리며, 완치 판정 뒤에도 피로감과 숨 가쁨, 기침, 근육통, 흉통, 후각·미각 상실, 우울·불안 등 증상이 한동안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생 C(24) 씨는 지난달 18일 확진되고 같은 달 24일 자정에 격리 해제됐다. 이후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체력이 이전보다 급격히 떨어져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 집중력이 떨어져 수업을 듣거나 공부를 할 때 집중할 수 없다. C씨는 "중간고사와 각종 자격증 시험 등 할 일이 많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 걱정이다"고 했다.
후유증은 지역 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2020년 9월 김신우 경북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그해 2, 3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완치된 9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벌였다. 이중 증상(후유증)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91.3%(822명)였다. 주요 증상은 무기력증과 집중력 부족, 기억상실, 인지 기능장애, 분노·우울 등이었다.
이후 김신우 교수 연구팀은 24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 6월 사이 한 차례 더 온라인 조사를 했다. 감염 1년 뒤 후유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전체 응답자 중 52.7%가 여전히 코로나19와 관련된 증상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외국에서도 후유증 연구가 한창이다. 미국 보훈부는 코로나19 완치자와 감염 이력이 없는 이들을 비교해 연구한 결과, 코로나19 회복 후 1년이 지난 이들에게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심장마비 위험(63%), 뇌졸중 위험(52%), 심부전 위험(72%) 등이 대표적이다.
◆롱코비드 대응 필요…신중론도
앞으로 롱코비드 환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롱코비드 후유증센터 병원 설립'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미국·영국의 경우 후유증센터가 있고 연구가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은 후유증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다. 후유증센터를 설립해 백신과 감염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마음 편히 치료 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증상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김신우 교수는 "현재로선 휴유증이 코로나19에 의한 것이라고 증명할 방법이 없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후유증센터나 재택근무 지원금 등은 전시정책에 그칠 수 있다"며 "후유증은 치료가 아니라 예방이 중요하다. 심하게 앓은 사람이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 등 중증도를 떨어뜨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약 1천명에 대해 확진 판정 후 3개월 간격으로 2차례 후유증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의료기관 14곳 간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는 이번 조사의 중간 결과는 올해 하반기에 분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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